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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거짓말을 입밖에 내지 말라)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거짓말을 입밖에 내지 말라 寄兩兒 부형이나 일가친척 중에 더러 흠있은 사람이 있으니 어찌 숨기겠는가마는 거짓말을 입밖에 내는 것을 내 평생 본 적이 없다. 우리 집안에서 우리 아버지 삼형제* 분과 진천공(鎭川公)* 형제분, 해좌공(海左公)* 형제분, 직산공(稷山公)* 형제분 등이 한때 종중(宗中)에 명망이 있었는데 단 한번도 거짓말을 하다 탄로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세상의 많은 사람을 보아왔는데 비록 고관대작들이라 할지라도 그가 한 말을 공평하게 검토해보면 열마디 말 중 일곱마디가 거짓이더구나. 어렸을 때부터 서울거리에서 자라난 너희들은 이런 거짓말하는 습관에 잘못 물든 게 없는지 모르겠다. 이..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비어고]를 만드는 법)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비어고]를 만드는 법 ​寄兩兒 ​ [비어고(備禦攷)]에 관해서는 아직 편목을 다 정리하지 못했다만 지금까지 수집해둔 것도 그렇게 적은 분량은 아니다. 아무튼 다음에 적은 것에 의거하여 더 수집해서 만들도록 하거라. 그러나 [무비지(武備志]* 의 범례를 꼭 따를 필요는 없다. ​ -일본고(一本考) 여진고(女眞考) 거란고(渠丹考) 몽고고(蒙古考) 말갈고(靺鞨考) 발해고(渤海考) 유구고(琉球考) 탐라고(耽羅考) 하이고(遐夷考: 울릉도(于山國)를 첨부할 것-지은이) 해적고(海賊考) 토적고(土賊考). ​ -한병고(漢兵考: 한무제, 수양제, 당태종.고종이 정벌해온 내용- 지은이), 역내고(域內考: 삼국시대의 전쟁과 견훤과 궁예 등 포함..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거가사본]을 편찬하라)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거가사본]을 편찬하라 ​寄兩兒 ​ 주자(朱子)가 말하길 "화합하여 잘 지내는 것(化順)은 집안을 질서있게 하는[齊家] 근본이요,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은 집안을 다스리는[治家] 근본이요, 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천리에 따르는 것은 집안을 지켜나가는 [保家] 근본이다" 했으니, 이것은 이른바 네가지 근본이다. 얼마 전에 어떤 사람이 내게 옛사람의 격언을 기록해달라기에 객지인 이곳에 책도 없고 해서 이 네가지를 편목으로 네댓권의 책 가운데 명언과 지론(至論)을 뽑아 편집하여 책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너무 비현실적인 소리라 여겨 꼬깃꼬깃 구겨서 버리고 말았다. 이런 천박한 세상을 비웃고 ..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제경]을 만드는 법)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제경]을 만드는 법 ​寄兩兒 ​ ​ 옛날에 안지(顔芝)*라는 분은 [효경(孝經)]을 전했고 마융(馬融)은 [충경(忠經)]을 짓겠다니 매우 좋은 일이다. 차례와 편목이 잘 정돈되어 난잡하지 않아야 하므로 시험삼아 아래와 같이 짜보았다. 다시 생각해보고 확정짓도록 해라. ​ 제1 원본 (原本: "효제라는 것은 위인爲人의 근본이니라" 구절 같은 [논어], [중용], [예기] 가운데 격언 10여 조목을 뽑아 머리로 삼는다-지은이) ​ 제2 기거 (起居:가장 아랫목에는 앉지 않고 문 한가운데 서지 않으며 빨리가고 천천히 지나가는 행동 같은 것-지은이) ​ 제3 음식 (飮食: 밥을 흘리지 않는 일이나 남의 집에 가서 국간을 맞추지 않는..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1부, [주서여패]라는 책을 만들도록)-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주서여패]라는 책을 만들도록 ​​寄兩兒 ​ 지난해[고려사]에서 긴요한 말들을 뽑아 책을 만들라고 말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이 일은 너희들에게 급한 일이 아닌것 같구나. 이제 한권의 좋은 책이 될 수 있는 체재를 보내니 이 체재에 의거해 [주자전서(朱子全書)]가운데서 취택하여 책을 만들어보거라. 뒷날 인편에 부치면 내가 잘되었는지 안되었는지 감정해보겠다. 책이 완성된 후에는 좋은 종이에 깨끗이 적고, 내가 지은 서문을 앞에 실어 항상 책상 위에 놓아두고 아침저녁으로 암송하도록 하여라. 책 이름은 '주서여패(朱書余佩)'라 하도록 하자. ​ 편목(篇目)은 12조로 하는데 1. 입지(立志) 2.혁구습(革舊習) 3. 수방심(收放..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1부-허례허식을 경계하라)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허례허식을 경계하라 힘써야 할 세가지 일 ​ 요즈음 학문 가운데 예전과는 달리 오로지 반관(反觀)*이라 이름을 붙이고 외모를 단정히하여 행실을 바르게 하는 것을 허식이라 지목하는 경향이 있다. 약삭빠르며, 방탕하게 그리고 마음을 풀어놓고 살기 좋아하는 젊은이들은 이러한 학문풍조를 듣고 제 세상 만난 듯 기뻐하며 결국은 예절을 잃고 제멋대로 처신하고 만다. 나도 전에 이런 풍조에 물들어 늙어서도 몸에 예절이 익지 않아 후회하며 고치고자 해도 어려우니 매우 한스러운 일이다. 접때 너희들에게서 옷깃을 여미고, 무릎 꿇고 앉으며, 단정 장중하고 엄숙한 얼굴빛을 가꾸려는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으니, 내 습관이 한번 더 심해져 너희들 ..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제1부,허례허식을 경계하라)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허례허식을 경계하라 ​寄兩兒 1803년 정월 초하루 폐족도 성인이나 문장가가 될 수 있다. ​ 새해가 밝았구나. 군자는 새해를 맞으면서 반드시 그 마음가짐이나 행동을 새롭게 해야 한다. 나는 소싯적 새해를 맞을 때마다 꼭 일년 동안 공부할 과정을 미리 계획해보았다. 예를 들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글을 뽑아 적어야겠다는 식으로 계획을 세워놓고 꼭 그렇게 실천하곤 했다. 때론 몇개월 못 가서 사고가 발생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아무튼 좋은 일을 행하고자 했던 생각이나 발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지 않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너희들 공부에 대해서 글과 편지로 수없이 권했는데도 너희는 아직 경전이나 예..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먼저 모범을 보이거라 과일 채소 약초를 재배하도록 시골에 살면서 과수원이나 남새밭을 가꾸지 않는다면 세상에서 버림받는 일이 도리 것이다. 나는 지난번 국상(國喪)이나 바쁜 가운데서도 만송(蔓松) 열그루와 전나무 한두그루를 심어둔 적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집에 있었다면 뽕나무는 수백그루, 접붙인 배 몇그루, 옮겨 심은 능금나무 몇그루 정도는 됐을 것이고, 닥나무는 지금쯤 이미 밭을 이루었을 것이다. 옻나무도 다른 밭 언덕으로 뻗어 나갔을 것이고, 석류도 여러 나무, 포도도 군데군데 줄을 타고 덩굴이 뻗어 있을 것이다. 파초도 너댓개는 족히 가꾸었을 것이다. 불모지에는 버드나무도 대여섯그루 심었을 거고, 유산(酉山)*의 소나무도..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먼저 모범을 보이거라 寄淵兒 너희들이 종형제들에게 모범을 이제 너희 사촌들이 대여섯명 되는데 내가 만약 임금의 은혜를 입어 살아서 고향 땅을 밟게 된다면 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고 싶다. 내가 가르치고자 한는 것은 효와 제에 그 근본을 두고 경사(經史)와 예악(禮樂), 병농(兵農)과 의약(醫藥)의 이치를 투철하게 깨닫게 해주는 일이다. 짐작건대 4,5년이 못되어 그 성과가 찬란할 것이고 비록 폐족 집안이긴 하지만 문학과 예학(禮學)의 교양은 뚜렷하게 돋보일 것이니, 이것이 바로 내가 아침저녁으로 북쪽을 바라보며 빨리 풀려 돌아가기를 기원하는 이유이며 나의 큰 계획이다. 그러자면 너희들이 먼저 아버지를 섬기듯 큰아버지를..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올바른 처신에 대하여 큰아버지 섬기기를 아버지처럼 ​ 너희들은 사고무친의 처지에서 성장하였지만 어린 시절은 유복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아들이나 동생이 되어 아버지나 형님을 섬기는 법, 집안어른들을 섬기는 법에 대해서 아직 견문이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궁핍한 처지를 살아가는 방법에도 아직 익숙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내 몸과 마음을 다해 남을 대할 줄도 모르고, 남이 먼저 자기에게 도움 주기를 바라고, 가정에서 해야 할 처신도 잘 익히지 못했으면서 이웃사람들의 칭찬이나 바라고 있으니 될 법이나 한 일이냐. 전에 동지(同知)벼슬을 지낸 방계(傍系)의 고조할아머지뻘 되는 분이 계셨다. 일흔이 넘은데다 중풍을 앓으셔서 몹시 거동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