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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보낸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조카는장차 큰 사람이 될 것입니다 )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조카는장차 큰 사람이 될 것입니다 答仲氏 학초의 장래에 대하여​ 학초가 지난 경신년(庚申年) 겨울에 독서하는 걸 보고서 큰 그릇의 사람이 될 것으로 벌써부터 알았습니다. 지난해 후아(厚兒)*의 말을 듣고서 전날의 견해에 더욱 확신을 가졌습니다. 올봄에는 그애가 물어온 몇가지 조목을 보고서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였습니다. 반고대부(盤皐大夫)*께서 이미 이사 가벼려 온마을에 책을 끼고 가서 글을 배울 만한 곳이 없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금년 가을에 이곳으로 데려와서 겨울 동안 가르치고 내년 봄에는 형님 곁으로 들어가서 모시고 있다가 4월이나 5월쯤에 돌아간다면 그애는 반드시 깨달음을 얻어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상례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상례에 대하여 答仲氏 성옹(星翁)의 명정(銘旌)에 대한 제도는 너무 소략하고 예법에 맞지 않는 것으로 옛사람의 뜻이 아닙니다. 명정은 마땅히 3척(尺)의 제도(주척 周尺을 사용함-지은이) 를 회복하여 중목(重木)에 꽂는다면 혼백(魂帛)*의 오류도 바로잡을 수 있고, 또한 대단히 해괴한 풍속으로 치부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어떻습니까? ​ 삼우(三虞)가 졸곡(卒哭)이 되는 것*이 이와 같이 정확하니 이또한 의심없이 바로잡아야 합니다. 다만 상관(喪冠)에 승무(繩武)*하는 법과 최의(衰衣)에 연미(燕尾)*하는 제도를 하루아침에 바꾸어 없애버리면 아마 대단히 괴상하다고 할 텐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형제의 자질(子姪)들은 오직..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형제간의 학문 토론)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형제간의 학문 토론 答仲氏 ​ 예서(禮書)에 대한 연구는 지난가을 이래 많은 질병에 시달리느라 초고를 끝마친 것이 극히 적었습니다. 초본(草本) 5편(編)*을 부칩니다만 모두가 절단되고 뒤섞여 문리(文理)가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중에는 또 처음의 견해를 바꾸어 정본으로 삼고서도 초본에는 고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우선 심심풀이로 봐주십시오. 중간의 초본은 이미 집으로 보내어 아이에게 탈고하게 하였으니, 돌아와야만 질문할 날이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비록 초본이기는 하지만 그중에 잘못된 해석이 있으면 조목조목 논박해서 가르쳐주시고 의당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정밀한 데로 나아가게 해주십시오. 그러다가 더러 갑이다 을이다 서로 우기며 분..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주역]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성인들의 책을 읽고 말씀 올립니다 答仲氏 [주역]에 대하여 [주역]으로 말하더라도 요즘 사람은 하늘을 섬기지 않는데 어찌 감히 점을 칠 수 있겠습니까? 한선자(韓宣子)*가 노(魯)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역상(易象)을 보고서, "주나라의 예(禮)가 노나라에 있구나"라고 하였습니다. [역전(易箋)]*을 자세히 보면, 서주(西周)의 예법 가운데 환히 알 수 있는 것들이 부지기수인데, 지금 점치는 것이라 하여 그 예법마저 고찰하려 하지 않는대서야 되겠습니까? 공자는 점치는 것 외에 별도로 [단전(彖傳)]과 [대상전(大象傳)]*을 지었으니, [주역]이 어찌 점치는 책일 뿐이겠습니까? 옛날에는 봉건제도를 썼으나 지금은 쓰지 않고, 옛날에는 정전..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주례] 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성인들의 책을 읽고 말씀 올립니다 答仲氏 [주례] 에 대하여 [주례(周禮)]는 옛사람 역시 믿지 않은 이가 많았는데 모두 학문이 얕아서였습니다. 비록 왕안석(王安石)*이 믿긴 하였으나 그 이면을 깊이 알지는 못했고 오직 주자만이 알고서 믿었습니다. 그러나 정현의 주(注)는 10에 6,7은 잘못되었는데도 선유들이 모두 정현을 믿었으니 이것이 한스럽습니다. ​ 제가 만약 병 없이 오래 산다면 [주례] 전체에 대한 주를 쓰고 싶은데 아침이슬과 같은 목숨이라 언제 죽을지 알지 못하니 감히 마음을 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삼대(三代)의 다스림을 진정 회복하고자 한다면, 이 [주례]가 아니고는 착수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수학은 음악과 상극입니다.)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答仲氏 수학은 음악과 상극입니다. 보내주신 편지에 1구(矩)* 하고 절반이라는 설은 참으로 확실하고 정미(精米)하여 경전의 본뜻에 적중하니 기뻐서 뛰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원서(原書)가 나오면 경(磬)의 조목은 곧장 고치겠습니다. 매우 다행입니다. 차율법(差率法)*에 이르러서는, 이것은 바로 역수가(曆數家)의 차율이기 때문에 법(法)이 아무리 정미하다고 하더라도 악가(樂家)의 차율법과는 서로 전혀 합치되지 않는데, 더구나 셋으로 차등을 두는 영주구(伶州鳩)*에 이르러서는 어떠하겠습니까? 또 지금 이미 영주구의 말은 따르지 않으면서 셋으로 차등을 두는 것은 어떤 근거에서입니까? ..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형과 아우)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형과 아우 신주(薪洲)에 귀양 와 있던 심생(沈生)이 금년 가을에 죽었습니다. 슬프군요. 선생의 옛날 술벗이 죽었습니다. 바다를 격해 있던 탓으로 옛날 좋아하던 관계를 지속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나와 친한 사람을 향하여 "나의 벗 정공(丁公)*이 전에 '나의 아우는 문학(文學)이 나보다 낫다, 그 이마음이 끝없이 큰 것은 제 형보다 못하다'라고 하더니, 그 말이 들어맞구나"라고 했다 하는 데, 이는 저를 원망해서 한 말일 것입니다. 그가 나이 스물에 아내와 이별하였는데 금년 9월에 아내가 내려와서 서로 만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달을 남겨두고 부음(訃音)이 갔으니 아, 슬픈..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아암이란 중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아암이란 중에 대하여 대둔사(大芚寺)*에 어떤 승려가 있었는데 나이 마흔에 죽었습니다. 이름은 혜장(惠藏)*, 호는 연파(蓮波), 별호(別號)는 아암(兒菴), 자(字)는 무진(無盡)이라 하는데, 본래 해남의 한미한 사람이었습니다. 27세 병불(秉拂)*이 되자 제자가 백수십명에 이르렀으며, 30세에는 둔사(芚寺)의 대회(大會: 이 대회는 오직 팔도의 대종장 大宗匠이 된 뒤에야 개최하는 것임-지은이)를 주재하였습니다. 을축년(1805)가을에 만덕사(萬德寺)*에 머물렀는데 그때 저와 만났습니다. 서로 만나던 저녁에 곧 [주역]을 논했는데, 그는 하도(河圖) 낙서(洛書)의 학문에 대해 횡설..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예와 인정)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예와 인정 ​ 학기(學箕:자는 희열 希說임-지은이)* 가 그의 아들을 집 아이들에게 의탁하여 글을 배우도록 하였는데, 그 아이의 얼굴 모습이 준수하여 형수씨가 보고서 학초(學樵)의 후사로 세우고 싶어했습니다. 무장(武牂)과 문장(文牂) 두 아이들도 큰 욕심이 생겨 그를 끌어다가 당질(堂姪)로 삼고 싶어서 학기와 서로 의논하였더라니, 학기가 말하기를 "현산(玆山)과 다산(茶山)의 뜻이 데려가고 싶으시다면 나는 당연히 바치겠다"고 하였답니다. 두 아이들이 다산으로 편지를 보내왔기에 답하기를 "일로 보아서는 매우 좋으나 예(禮)로 보아서는 매우 어긋난다. 예를 어길 수는 없다"라고 하니,..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소학주천] 과 [아학편])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소학주천] 과 [아학편] ​ [소학주천(小學珠串)]*은 어린아이들을 위하여 지었습니다.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선생께서도 이러한 문자(文字)를 편집하셨다 하던데, 한집안에서 따로 두개의 문호(門戶)를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이쪽 것을 사용하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 문례(文例)가 비록 쓸데없이 긴 듯하나 어린아이들에게 외우도록 하려면 이와 같이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그 방법은 10단위로 한도를 삼았기 때문에 혹 구차스럽게 채운 것도 있고 피치 못하게 빼놓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세상에서 통용되는 문자란 이렇게 하지 않으면 행해지지 않습니다. 선생께서 지으신 [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