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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상례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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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상례에 대하여

 

答仲氏


 

성옹(星翁)의 명정(銘旌)에 대한 제도는 너무 소략하고 예법에 맞지 않는 것으로 옛사람의 뜻이 아닙니다.

 

명정은 마땅히 3척(尺)의 제도(주척 周尺을 사용함-지은이) 를 회복하여 중목(重木)에 꽂는다면 혼백(魂帛)*의 오류도 바로잡을 수 있고, 또한 대단히 해괴한 풍속으로 치부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어떻습니까?

삼우(三虞)가 졸곡(卒哭)이 되는 것*이 이와 같이 정확하니 이또한 의심없이 바로잡아야 합니다. 다만 상관(喪冠)에 승무(繩武)*하는 법과 최의(衰衣)에 연미(燕尾)*하는 제도를 하루아침에 바꾸어 없애버리면 아마 대단히 괴상하다고 할 텐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형제의 자질(子姪)들은 오직 우리 형제의 말만 따라야 하는데 정론(定論)으로 자질들에게 남겨주고 싶으시면 잘 헤아려서 회답해주십시오.

지난번에 권씨(權氏) 고모의 부음을 받았는데 한결같이 옛날 제도에 따라 연미는 버리고 최의에 교임(交衽)을 붙였더니 지방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괴상하다 욕하므로 단지 서울에서 사용하는 법이 이러하다고만 했다 합니다. 이 때문에 한바탕 웃었습니다.

 

웃옷의 길이가 비록 허리 아래보다 한자 정도 길지라도 너무 왜소하고, 또 소매의 길이가 두자 두치라도 역시 너무 협착합니다.

 

진실로 옛 제도가 그렇다는 것을 알긴 하지만 척 볼 때 눈에 걸리니 이러한 것은 큰 용기가 없고서는 힘써 행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혼백: 흰 명주를 사람의 형상으로 접어 출생 연월일시 및 사망 연월일시를 적어 임시로 쓰던 신주(神主)로 초상 때만 씀.

*삼우가 졸곡이 되는 것: 삼우는 장사 지낸 뒤에 바로 지내는 초우(初虞)와 재우(再虞) 다음에 지내는 제사. 졸곡의 삼우제를 지낸 뒤 석달 만에 정일(丁日)이나 해일(亥日)을 택하여 지내는 제사. 이 제사를 지낸 뒤부터는 아침과 저녁에만 곡하고 평상시에는 곡하지 않는다.

*승무: 노끈으로 이음.

*연미: 제비꼬리처럼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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