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황견 엮음
넓고 크게 노래함
-마존
넓고 크게 노래하자.
천지만물이
나를 어찌하리오!
써 주면 띠 풀고
태창의 곡식 먹을 것이고,
써 주지 않으면 베개 밀쳐 버리고
산모퉁이로 돌아가리.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위수의
어부 한 줄기 낚시 드리우고,
유신의 들에서 밭 갈던 늙은이
몇 뙈기 논 매던 일을,
기쁘게 와서 일어나
상나라의 단비가 되었는가 하면,
분노한 후에 곧
주나라 왕의 창을 잡았다네.
또 보지 못하였는가.
엄자릉 발 가로 걸쳐
황제의 배 위에 얹었는데도,
황제가 선뜻 꿈쩍도 않으니
어찌 감히 꾸짖으리오?
하느님 이 때문에 황망하고
촉박해져,
별자리 서로 부딪쳐 스치게 했다네.
가련토다. 재상의 공관에서는
어리석게도,
먼저 찾아와 달라고 부탁했다네.
넓고 크게 노래하자.
천지만물 무엇인들
나를 어찌할 수 있으리!
굴원은 억울하게도
멱라에 몸을 던졌고
백이 숙제는 수양산에서
공연히 굶어 죽었네.
대장부의 뜻 높고 빼어나
얽매여서는 안 되니,
자신의 몸을 어찌
자신을 망치는 데에 쓸까?
내 성현들의 마음 살펴보건대,
스스로 즐거워하였으니
어찌 다른 것 있었으리.
창생들은 궁한 처지에 몰리게 되면,
나의 길도 어긋나게 된다네.
곧 오로지 그런 천하의 사람들
위로해야 할지니,
어찌 반드시 싫어하고 원망하여
공자와 맹자 해치곘는가?
넓고 크게 노래하자.
천지만물
나를 어찌할 수 있으리!
옥당과 금마문
어느 곳에 있는가?
구름 낀 산의 동굴
높고도 우뚝한 곳에 있네.
머리 숙여 밭 갈려 하니
땅 비록 적지만
얼굴 들어 크게 소리치니
하늘 얼마나 많은가?
그대에게 청하노니, 한 말 술로
나를 취하게 하라.
술기운 얼굴에 붉게 오르면
봄바람과 잘 어울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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