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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고문진보]175. 태항산에 오르는 길 -백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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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황견 엮음

태항산에 오르는 길

-백거이




태항산에 오르는 길
수레 부술 만하다지만,

그대의 마음에 비한다면
그래도 평탄한 길이며,

무협의 물길
배를 뒤집을 만하다지만,

그대의 마음에 비한다면
그래도 고요히 흐르는 편이라오.





그대 마음 좋아함과 싫어함
실로 일정치 않아,

좋아하면 깃털 나고
싫어하면 상처 생긴다네.

그대와 결혼하여 머리 올린 지
오 년도 되지 않았는데,

어찌 기약하였으리, 견우와 직녀
삼성과 상성처럼 될 줄을,





옛말에 얼굴빛 시들면
서로 버리고 등진다 했는데도

그 때의 여인들
원망하고 후회했거늘,

하물며 지금
난새 거울 속의,

제 얼굴 아직 변치 않았으나
그대 마음 변하였다네.






그대 위해 옷에 향내 배게 해도,
그대 난초향과 사향도
향기롭다 하지 않고,

그대 위해 곱게 화장하고 꾸며도,

그대 내 고운 모습 보고도
얼굴빛 한 번 움직이지 않네.

가는 길 어려움
거듭 이야기하기 어렵네.

사람으로 태어나거든 부디
여자의 몸은 되지 마오.





백 년의 괴로움과 즐거움
남에게 매여 있다오.

가는 길 어려움,

산보다 어렵고
물보다 험하네.

유독 인간 세상
지아비와 아내만 그런 게 아니라,

근래엔 임금과 신하
또한 이와 같다네.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왼쪽의 납언이나 오른쪽의
내사 같은 벼슬아치들,

아침엔 은총받다가
저녁엔 죽음받는 것을.





세상살이의 험난함은

산 때문도 아니고
물 때문도 아니며,

오직 사람의 마음
이리저리 뒤집혀지는 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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