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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황견 엮음
묽고 묽은 술
-소식
묽대묽은 술이나마
차보다는 낫고,
거칠디거친 옷이나마
옷 없는 것보다는 나으며,
못난 아내와 모진 첩이나마
빈 방으로 있는 것보다는 낫네.
오경에 대루원에서
신발 가득 서리 맞는 것은,
삼복 해 높이 솟도록
늘어지게 자고
북쪽 창문 아래서
시원한 바람 쓈만 못하네.
구슬 장식 수의에 옥으로 만든 관에
만인의 전송 받으며
북망산으로 돌아가는 것은,
누덕누덕 꿰맨 남루한 옷 입고
홀로 앉아 등에
아침 햇살 받음만 못하네.
살아서 부귀 누리고
죽으면 문장이
남겨지길 원하나
백 년 눈 깜짝할 순간이요
만세도 황망히 지나가니,
백이 숙제 도척도
모두 양 잃어버렸으니,
당장 흠뻑 취하여 옳고
그름
근심과 즐거움 모두
잊음만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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