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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워킹작가의 일상생각2023년

[1일 1페이지 라이팅]16. 혼자만의 초가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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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의 일상생각

2023년 10월 28일(토)

혼자만의 초가을 밤

 

 

며칠전 밤 8:50. 공원이다. 멍하니 초점 없는 눈으로 벤치에 앉는다. 스마트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을 반납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벤치에 앉았다. 주변은 소음으로 시끌 시끌하다. 상점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팝송이 흐르고 있다. 다른 상점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 퍼진다.

가까이에서는 식당 야외석에서 자리한 술 취한 사람들의 대화소리 들린다. 멀리서는 노래방의 노랫소리가 둘린다. 마이크에 대고 노래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앉아서 휴대폰으로 글을 끄적이는데 길을 걸으며 웃는 여자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린다. 주변 소음은 나의 의자와 상관없이 귓가를 오간다.

마음을 한곳에 모아본다. 밖인데도 춥다거나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1년 중 기온과 상관없이 바깥의 벤치에 앉아있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나름 행복이 밀려온다. 마음은 편안하다. 마음에 아무런 동요도 일어나지 않는다. 난데없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 떠오른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언제 떠올려보아도 멋진 문구다.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다. 20대~40대까지 마음이 요동쳐서 이만저만 고생을 한 것이 아니다. 마음의 일렁임 없이 평온한 것은 좋은 일이 아닌가~ 한편에서 이런 생각도 든다. '늙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흠~! 그럴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무디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지는 않다.

밤을 밝히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주변 소음이 주변을 꽉 채운다.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 본다. 명상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명상이 필요하다. 매일 잠깐씩 명상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참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과 함께 다짐해 본다.

 

그 순간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난다. 고개를 들어 두리번 거린다. 맞은편 벤치에서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운다. 거리가 좀 있지만 담배 냄새는 바람을 타고 코를 자극한다. 코는 담배 냄새를 기막히게 알아차린다. 할아버지는 담배에 이어 가래침을 뱉는다.

순간 마음의 평온이 흐려진다. 글쓰기를 그만두고 벤치에서 일어나 다시 걷는다. 벤치에 앉아있는 동안 체온이 떨어져 쌀쌀함도 느껴진다. 잠시나마 벤치에 앉아 초가을 밤의 정취를 즐겼으니 되었다. 가을은 언제였나 싶게 순식간에 지나갈 것이다. 가을의 한순간을 알아차림이 있으니 또한 다행이다.

 

-by 워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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