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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노트,독서HAZA365>/독서노트-2015년

<책속글- 죽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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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해는 묘시에 떠서 유시에 진다.

그 사이에 책을 읽지 않고, 마음을 거두지 않으며, 스승과 벗을 마주하지도 않고,

하는 일도 없이 빈둥빈둥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며 시끄럽게 떠들고 망녕妄佞된 생각이나 하며,

비스듬히 기대 앉거나 벌렁 드러눕고, 바둑 두고 장기 두거나 미친 놈처럼 술에 취하고,

한낮에 잠이나 퍼잔다면, 여유롭게 스스로 즐거워한다 할 만하다.

밤에 자다가 깨어 어제 내가 한 일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람의 일을 갖추지 못함이

마치 몸에 마비가 와 거동이 불편한 반신불수나 다름이 없다.


반나절을 허랑하게 보내는 것은 비유하자면 상란喪亂을 만나 결혼할 시기를 놓치는 것이나,

홍수나 가뭄으로 씨 뿌리고 거둘 때가 어긋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상란과 홍수나 가뭄이야 어찌 내 스스로 한 것이겠는가?

-이덕무[사소절]


 


 


공부하는 방법이야 책에 이미 다 씌어 있다.

방법을 몰라 공부를 못하는 경우란 없다.

다만 마음가짐이 올바르지 못해 공부가 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올바르게 배우는 데 특별한 요령은 없다.

부지런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바른 마음가짐이 없이는 안된다.

훌륭한 스승이 필요하지만, 바른 마음가짐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좋은 환경도 좋지만, 바른 마음가짐이 없으면 큰 성취를 이룰 수 없다.

모든 것은 바른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마음의 양식이 되는 성현의 글을 줄줄 외워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당기는 화려한 글을 쓴다해도

결국은 '소인지유小人之 儒'가 되는 데 그치고 만다.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다 소용이 없다.

​출처: 죽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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