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시대의 학자 김이상 金履祥이
"글 읽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다섯 가지 맛味이 모두 섞여 있어서 재미가 진진하다"고 했거니와,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산성화된 마음 밭을 가꾸고, 산업사회 속의 메마른 영혼을 풍성하게 한다면,
그리하여 '오미 五味'가 넘치는 인간이 된다면,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이족동물 二足動物'을 인간답게 만드는 데는 많은 요인이 있을 것이지만,
'양서'보다 앞선 품목은 달리 없을 것이다.
인간의 많은 가치중에 독서에 앞서는 가치는 다시없을 것 같다.
정조는 독서한다는 것이 단순히 문자만 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으로,
"읽으면 읽을수록 맛이 나고 마음은 넓어지고 몸은 살쪄서 견식을 높이고 도리를 깨닫게 되는데,
이는 독서를 깊이 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홍재전서 弘齋全書)
정조는 정무를 보는 틈틈이 책을 읽고 어떤 날은 새벽닭이 울 때까지 책을 놓지 않아서,
신하들이 건강을 해칠까 염려하여 책읽기를 만류할 정도였다.
또한 [홍재전서弘齋全書]에
"정조는 즐거움으로 책을 읽었다. 독서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고,
독서를 하면 폐와 명치 안의 채움이 사라지는 듯할 정도로 독서가 하루의 중요한 일과였다."고 쓰여 있기도 하다.
그는 독서의 즐거움은 '차茶 맛'과 같다고 했고, 한 편의 서적을 읽는 것이 한 잔의 차를 마시는 것보다 낫다고 하면서,
책읽기를 궁첩보다 좋아하고 더 가까이 했다.
군주가 미희美姬보다 독서에 더 열중한 사례를 다시 찾기란 쉽지 않다.
책을 읽고 나서는 신료들과 토론하기를 즐기고, 읽은 내용을 편집.간행하는 즐거움까지 누렸다.
책을 얼마나 많이 오래도록 읽었던지 눈병이 나기도 했다.
출처: 독서독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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