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아버지는 책 읽는 속도가 매우 느려서 하루에 한 권 이상 읽지 못하셨다.
아버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기억력이 썩 좋지 못하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덮으면 곧바로 잊어버려 머릿속이 멍한 게 한 글자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하거나 글제목을 정해놓고 이리저리 글을 구상할 때면 처음에는 읽은 내용이 하나씩 떠오르다가
종국에는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옛사람의 지나간 행적이나 선배들의 격언 가운데 눈앞의 정경에 어울리는 것들을 죄다 활용하여 이루 다함이 없었다."
지계공(芝溪公)은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연암은 책을 매우 더디게 보아서 내가 서너 장 읽을 때 겨우 한 장밖에 못 읽었따.
또 암기 능력도 나보다 조금 못한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읽은 글에 대해 이리저리 논하거나 그 장점과 단점을 말할 때에는 엄격한 관리가 옥사(獄事)를 처결할 때처럼
조금도 빈틈이 없었다.
그제서야 나는 공이 책을 느리게 보는 것이 철저하게 읽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출처: 나의 아버지 박지원
728x90
반응형
'< 독서노트,독서HAZA365> > 독서노트-201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속글- 오늘을 사는 원칙> (0) | 2015.09.01 |
---|---|
<책속글- 지적생활의 발견> (1) | 2015.08.31 |
<책속글- 현자들의 평생공부법,크게 의심하면 크게 진보한다> (0) | 2015.08.29 |
<책속글- 독서독본> (0) | 2015.08.28 |
<책속글- 스승의 옥편> (0) | 2015.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