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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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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홍자성 지음/한용운 역해/김동휘 옮김


수성
수성修省이라 함은 자신의 심신心身을 수양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11

학자가 행동할 때와 가만히 있을 때에 지조를 달리하고 시끄러운 곳과 고요한 곳에 따라 취향을 달리하면 도리어 이것은 단련煉이 익숙지 못하여 마음과 정신이 혼탁한 때문이다. 모름지기 지조를 보존하고 함양하여 구름과 물이 머무는 곳에서는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는 듯한 모습을 갖추고, 풍우가 몰아치는 곳에서는 물결이 잔잔한 모습을 갖추면 비로소 어디에 거처하든 동일하고 어떤 변화에도 한결같이 대응하는 오묘함을 볼 수 있으리라.

12

마음은 맑은 구슬과 같음로 물욕物慾으로 마음을 막고 가리는 것은 맑은 구슬을 진흙과 모래에 섞는 것과 같아서 그것을 씻어 내기가 오히려 쉽다. 그러나 감정과 인식으로 마음을 덮어 가리면 맑은 구슬에 금은을 입히는 것과 같아서 그것을 씻어 내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학자는 더러운 병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깨끗한 병을 고치는 것이 더 어려움을 걱정해야 하며, 일의 장애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이해의 장애가 더 없애기 어려움을 두려워해야 한다.

13
육체로서의 나를 알게 되면 곧 만물이 다 공허함을 깨닫게 되어 마음은 항상 비어 있게 된다. 마음이 비어 있으면 의리가 들어와 살게 된다. 성품과 천명으로서의 나를 참으로 인식하면 곧 모든 이치가 다 갖추어져 그 마음이 항상 진실하다. 마음이 진실하면 곧 물욕이 들어오지 못한다.

14
내가 큰 화로와 거대한 대장간이 되면 어찌 단단한 쇠를 녹여내지 못할까를 걱정하며, 내가 참으로 큰 바다와 긴 강이 되면 어찌 멋대로 흐르거나 더러워짐을 용납하지 못할까를 걱정하리오.

15

대낮에 남을 속이면 조용한 밤에 부끄러움을 벗어니기 어려우며, 젊었을 때 뜻을 잃으면 늙었을 때 슬픔만 남는다.

16
재화財貨를 쌓는 마음으로 학문을 쌓고, 공명功名을 구하는 마음으로 도덕을 구하고, 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사랑하고, 벼슬과 지위를 지키는 방책으로써 국가를 지켜야 한다. 앞의 것을 버리고 뒤의 것을 취함은 생각에는 다만 아주 작은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평범함을 넘어서 성역聖域에 들어가는 것이고 인품이 또한 하늘과 땅만큼의 큰 차이가 있으니 사람이 어찌 마음을 돌리기에 전력투구하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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