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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 후집 131~135 채근담 후집 131~13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 131 파도가 하늘에 닿을 듯 몰아쳐도 배 안의 사람은 그 두려움을 모르나,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은 간담이 서늘하고, 연회석에서 술 취한 사람이 난리 법석을 피워도 동석한 사람들은 경계할 줄을 모르나, 밖에서 듣는 사람들은 못마땅하게 여겨 혀를 찬다. 그러므로 군자는 몸이 비록 일을 하는 와중이라도, 마음은 일에 휩쓸리지 않고 초연할 수 있어야 한다. ​ 132 인생이란 덜어 버린 만큼 초탈할 수 있으니, 불필요한 관계를 줄이면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고, 불필요한 말을 줄이면 과실이 적어지며, 불필요한 생각을 줄이면 정신력이 소모되지 않고, 총명함을 내세우지 않으면 타고난 본성을 온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덜어 버릴 줄 모르.. 더보기
채근담 후집 126~130 ​ ​ 채근담 후집 126~13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126 산림의 은사는 비록 곤궁하나 세속을 초월한 정취가 절로 넉넉하고, 들판의 농부는 비록 촌스러우나 타고난 본성을 온전히 갖추고 있다. 만약 이와 달리 시장의 모리배로 전락한다면 차라리 산골에 파묻혀 죽어 정신과 육체의 깨끗함을 온전히 지니는 것만 못하다. ​ 127 분수에 맞지 않는 복과 이유 없이 얻는 이익은 조물주가 재앙을 내리기 위해 준 미끼이거나 인간들이 위기에 빠뜨리기 위해 쳐놓은 함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목을 갖고 멀리까지 살피지 않는다면, 그 술책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거의 없다. ​ 128 인생이란 본래 한낱 꼭두각시 놀음과 같은 것이니, 오직 근본이 되는 부침목을 잡고, 한 가닥 줄도 헝클어짐 없이 감고 펴기.. 더보기
채근담 후집 121~125 채근담 후집 121~12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121 귀를 거센 바람이 계곡에 불어 큰 소리를 내더라도 바람이 지나가면 소리도 따라 없어지는 것처럼 한다면, 시비를 가리는 소리가 멀어질 것이요, 마음을 달빛이 연못에 비처 달 그림자 지더라도 달이 사라지면 수면에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 것처럼 한다면, 사물과 나를 구별하려는 생각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 122 세상 사람들은 영예와 이익에 얽매여 있는 까닭에 걸핏하면 '티끌세상, 괴로움의 바다'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정작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알지 못하니, 흰 구름과 푸른 산 흐르는 시냇물과 우뚝 선 바위, 반가운 듯 활 짝 핀 꽃과 웃는 듯 지저귀는 새, 그리고 대답하듯 메아리치는 계곡과 나무꾼의 흥얼거리는 노래 가락이 바.. 더보기
채근담 후집 116~120 ​채근담 후집 116~12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 ​ ​ 116 바람. 달. 화초 버들 같은 경물이 없으면 천지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욕망과 기호 같은 인간의 속성이 없으면 본래의 마음은 갖추어지지 못한다. 다만 자신이 주체가 되어 사물을 움직이고 사물에 부림을 당하지 않는다면, 기호와 욕망도 천기(天機) 아닌 것이 없으며, 속세의 정도 이상적인 경지 아님이 없다. ​ 117 내 몸에 나아가 나 자신을 깨닫는 사람이라야 만물을 만물에 맡길 수 있으며, 천하를 천하에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이라야 속세에 있으면서도 속세를 초탈하리라. ​ 118 사람은 너무 한가하면 슬그머니 딴 생각이 생기고, 너무 바쁘면 본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선비는 몸과 마음에 근심을 지니지 않을.. 더보기
​채근담 후집 111~115 ​ ​채근담 후집 111~11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 111 기심이 사라지면 달빛 맑게 드리우고 바람 불어와 마음이 절로 밝아지리니 인간 세상이 꼭 고뇌에 찬 곳이겠는가? 마음이 속세를 벗어나면 절로 수레 먼지와 말발굽의 번잡함이 없어 유유자적하리니 하필 산속만을 고집하겠는가? ​ ​ 112 초목은 잎이 시들어 떨어지면 어느새 뿌리 밑에서 싹이 빠끔히 돋고, 겨울이 아무리 춥더라도 결국에는 동지에 양기가 돌아와 봄이 된다. 만물이 쇠락하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만물을 생성하는 생명력이 항상 대자연의 주체가 되니, 여기에서 천지조화의 마음을 알 수 있다. ​ ​ ​ 113 비 개인 후 산색을 보면 그 경치가 신선하고 아름다우며, 고요한 방에 종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가 더욱 낭랑하고 .. 더보기
채근담 후집 106~110 채근담 후집 106~11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106 한적함을 좋아하고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사람은 곧잘 사람들이 북적대는 세상에서 도피하여 고요함을 구한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곳에 뜻을 두면 오히려 자신에 얽매이게 되고, 마음을 고요함에 집착하면 도리어 동요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것들을 깨닫지 못한다면, 어떻게 나와 남을 하나로 보고 시끄러움과 고요함의 구분을 잊는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 107 산에 머무르면 사슴이 맑고 상쾌해져 어떤 것을 대하든 모두 아름다운 생각을 갖게 한다. 홀로 떠 있는 구름과 들판의 학을 보면 세속을 초월하는 생각이 일고, 계곡의 물과 흐르는 샘을 만나면 맑고 깨끗한 생각이 우리 내며, 늙은 전나무와 한 겨울의 매화를 어루만지면 굳은 절개가 곧게.. 더보기
채근담 후집 101~105 채근담 후집 101~10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101 바람과 꽃의 청량하고 깨끗함과 눈과 달의 넓고 청명함은 오직 마음이 고요한 사람만이 이러한 자연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주인이 된다. 물과 나무의 무성함과 메마름. 대나무와 돌의 소멸과 생장은 오직 유유자적하는 사람만이 이러한 자연의 즐거움을 누리는 권리를 갖는다. ​ 102 시골의 농부나 산간의 노인들은 맛 좋은 닭고기와 시원한 탁주 얘기를 하면 기꺼이 즐거워하되, 고급 요리를 물으면 알지 못한다. 또한 무명옷과 짧은 베옷을 얘기하면 유유히 즐거워하되, 화려하고 귀한 옷에 관해 물으면 알지 못한다. 그들의 본성이 온전한 까닭에 그 욕망 또한 따라 담박하니, 이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높은 경지이다. ​ ​ 103 마음속에.. 더보기
채근담 후집 96~100 채근담 후집 96~10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96 본체가 고요하면 현상도 따라 고요하니, 현상을 제쳐두고 본체에 집착하는 것은 그림자를 버리고 형체만 남기려는 것과 같이 불가능하다. 마음이 공허하면 바깥 세계도 따라 공허하니, 바깥 세계를 버리고 마음만을 남겨두려는 것은 비린내 나는 것을 모아 둔 채 파리를 쫓으려는 것과 같이 무모하다. ​ 97 세속을 떠난 사람의 청아한 풍류는 모두 자기 마음이 즐거워하는 바를 쫓아 유유자적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술은 권하지 않는 것으로 기쁨을 삼고, 바둑은 승패를 다투지 않는 것으로 이김을 삼으며, 피리는 구멍이 없는 것으로 자연스런 본래의 음을 느끼고, 거문고는 현이 없는 것으로 가장 고상한 풍취를 느끼며, 만남은 기약하지 않는 것을 진솔.. 더보기
채근담 후집 91~95 채근담 후집 91~9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91 모든 소리가 고요해진 가운데 문득 새 한 마리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 온갖 그윽한 흥취가 일어나며, 모든 초목이 시들어 버린 뒤에 어디선가 나뭇가지 하나 빼꼼히 솟아남을 보면 곧 무한한 생기가 촉발되어 움직인다. 여기에서 만물의 본성이 항상 메마를 적 없고 기미의 현묘함이 일어남을 알리라. ​ 92 백거이는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놓아 아련히 오묘한 자연의 이치에 내맡기는 것이 낫다"고 했고, 조보지는 "몸과 마음을 단속하여 흔들림 없이 고요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낫다"고 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을 풀어놓기만 하면 제멋대로 날뛰게 되고, 단속하기만 하면 도리어 생기조차 잃고 마는 지경에 빠지게 된다. 오직 심신을 잘 다스리는 .. 더보기
채근담 후집 86~90 ​채근담 후집 86~9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86 금은 광석에서 나오고, 옥은 돌에서 나오니 변화를 거치지 않으면 참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술 마시는 가운데 도를 깨닫고 복숭아꽃 핀 곳에서 별천지를 만남은 비록 고아한 일이지만 세상일을 겪는 가운데서 얻어진 것이 아닌지라 속세를 벗어날 수 없다. ​ 87 천지 간에는 온갖 사물들이 있고, 인간관계에는 온갖 감정들이 있으며, 세상에는 온갖 일들이 벌어진다. 이것들을 세속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지러이 흩어져 제각기 다르지만, 진리의 눈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영원불변하니, 어찌 구태여 제멋대로 판단하여 구별할 필요가 있겠으며, 굳이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버릴 필요가 있겠는가? ​ 88 거친 베 이불을 덮고 좁은 방에서도 즐겨 잘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