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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수성修省이라 함은 자신의 심신心身을 수양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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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홍자성 지음/한용운 역해/김동휘 옮김


수성

수성修省이라 함은 자신의 심신心身을 수양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가장 고귀하고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여 원만하고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자 함은 누구나 똑같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다. 그러나 인간은 복잡하기 한이 없는 우주만물宇宙萬物과 어울려 자기와 외부 사물과의 사이에 수많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견제와 방해로 그 욕망의 목적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이처럼 어려운 길을 가고자 할 때에는 먼저 주체적인 관계 형성에 기준점이 되는 자기의 심신을 수양修養하고 성찰省察하고 나서 외부 사물과의 사이에 생기는 관계를 조화시킴으로써 그 올바른 길을 얻을 수 있다. 나에 대한 보응報應은 곧 나의 외부 사물에 대한 작용에 반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의 심신을 수양하고 성찰함은 모든 일의 근본이 된다.


1
순금과 좋은 옥 같은 인품을 만들고자 하면 마땅히 뜨거운 불속에서 단련되어야 하며, 천지를 뒤흔들 만한 공을 세우고자 생각한다면 모름지기 살얼음 위를 걷듯이 해야 한다.



2
한 번 생각이 어긋나면 백 가지의 행동이 모두 잘못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건널 때 사용하는 부낭에 바늘구멍만한 틈도 없게 하듯이 해야 한다. 만 가지 선함이 온전해야 비로소 일생에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선을 닦을 때는 구름을 찌를 듯한 높은 나무가 뭇 나무에 기대어 지탱함과 같이 해야 한다.



3
바쁜 때에 할 일을 한가할 때 미리 점검하면 잘못 행동하는 일이 줄어들고, 어떤 일을 행하고자 할 때 생각을 미리 마음 속에서 확고하게 가지고 지키면 그릇된 마음이 저절로 사라진다.



4
선을 행하되 자신을 높이고 남을 이기려 하며, 은혜를 베풀되 명예를 바라고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하며, 수양을 하되 세상을 놀라게 하며 풍속을 해괴하게 하고, 절개를 세우되 특이함과 기이함을 드러내고자 하면, 이는 모두 선한 생각 속의 창과 칼이요, 도리를 향한 길 위의 가시라서 끼어들기는 쉽고 봅아내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모름지기 이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내고 싹을 베어 없애야만 비로소 본래의 참된 모습을 볼 수 있다.



5
부귀를 가벼이 여길 줄 알아도 부귀를 가벼이 여기는 마음은 가벼이 하지 못하며, 명예와 의리를 중히 여길 줄 알아도 다시 명예와 의리를 중히 하는 마음까지 중요시 한다면 이는 현상 세계의 티끌을 쓸어버리지 못한 것이요, 마음속의 사소한 장애를 잊지 못한 것이다. 이것을 뽑아내어 깨끗이 하지 못하면 돌을 치웠으나 잡초가 다시 살아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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