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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 후집 8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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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후집 86~9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86
금은 광석에서 나오고, 옥은 돌에서 나오니 변화를 거치지 않으면 참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술 마시는 가운데 도를 깨닫고 복숭아꽃 핀 곳에서 별천지를 만남은 비록 고아한 일이지만 세상일을 겪는 가운데서 얻어진 것이 아닌지라 속세를 벗어날 수 없다.

 

 


 

 


87
천지 간에는 온갖 사물들이 있고, 인간관계에는 온갖 감정들이 있으며, 세상에는 온갖 일들이 벌어진다. 이것들을 세속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지러이 흩어져 제각기 다르지만, 진리의 눈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영원불변하니, 어찌 구태여 제멋대로 판단하여 구별할 필요가 있겠으며, 굳이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버릴 필요가 있겠는가?

 

 

 

 


88
거친 베 이불을 덮고 좁은 방에서도 즐겨 잘 수 있으면 대자연의 평화로운 기상을 얻을 수 있고, 명아주 국에 거친 밥에도 만족을 느낄 수 있으면 욕심 없이 소탈한 인생의 참 의미를 알 수 있다.

 

 

 

 

89
외부의 사물에 얽매이느냐 자유로워지느냐는 오직 내 마음에 달려 있다. 마음에 깨달음이 있으면 푸줏간과 주막집도 청정무구한 세계가 될 것이요, 마음에 깨달음이 없으면 아무리 거문고를 타고 학을 벗삼고 화초를 가꾸며 취미를 고상하게 할지라도 깨달음을 방해하는 악마가 결국 마음에 머무르고 만다. 옛말에도 "일체의 번뇌를 없애면 속세도 진리의 세계가 되지만 깨달음이 없으면 절도 세속의 보통 집과 다를 바 없다"고 하였으니, 그 말이 참으로 맞도다.

 

 

 

 



90
조그만 방에서도 온갖 상념을 모두 버릴 수 있다면, 어찌 왕발이 '아름답게 채색한 기둥에 구름이 날고, 영롱하게 장식한 주렴으로 저녁 비를 거둔다'고 노래한 것과 같은 화려한 누각의 모습을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잔 기울여 석 잔 술을 마신 후 진리를 스스로 깨달으면 그저 아무 장식 없는 거문고를 달빛 아래 빗겨 타고, 짧은 피리를 바람결에 부는 즐거움을 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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