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후집 81~85

채근담 후집 81~8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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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의 단맛. 쓴맛을 다 맛본 사람은 그저 변화무쌍한 인정세태에 내맡기고 눈뜨고 쳐다보기조차 귀찮아한다. 인정의 냉혹함과 따뜻함을 다 느껴본 이는 비난을 하건 칭찬을 하건 개의치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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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요즘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잡념을 없애려 하나 끝내는 없애지 못한다. 그렇다면 잡념은 어떻게 없애는가.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한 고민을 마음속에 남겨두지 않고, 앞으로 있을 일을 미리 기대하지 말고서 다만 현재의 일을 인연의 이치에 따라 해결해 나간다면, 자연히 점차 잡념이 없는 경지에 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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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마음에 문득 깨닫는 바가 있으면 이것이 가장 좋은 경계요, 사물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 있어야 비로소 참모습을 볼 수 있다. 만약 조금이라도 인위적으로 고쳐놓으면, 마음의 흥취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백거이가 "생각은 아무 일 없을 때 가장 평안하고, 바람은 자연 속에서 불때 가장 상쾌하다"라고 하였는데, 참으로 음미해 볼 만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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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천성이 맑으면, 끼니나 때우고 목을 축일 정도의 초라한 생활을 하더라도, 몸과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다. 그러나 마음이 혼미하면, 비록 선(禪)을 이야기하고 게송을 읊는 청아한 생활을 하더라도, 정신과 영혼을 헛되이 희롱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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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사람이 마음속에는 하나의 진실한 경지가 있다. 그 경지를 얻은 사람은 거문고나 피리로 연주하는 음악이 없어도 마음이 절로 편안하고 유쾌하며, 향을 피우거나 차를 끓이지 않아도 마음은 절로 맑고 그윽한 향기로 가득하다. 모름ㅈ기 마음을 깨끗이 하고, 사물에 대한 집착을 비우며, 사리를 분별하는 생각을 없애고,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그 오묘한 경지에서 자유롭게 소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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