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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 후집 7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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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후집 76~8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76
시를 짓는 영감은 자연과 어우러진 파릉교 위에 있으니, 나직이 읊조리노라면, 수풀과 골짜기 모두 호연하게 메아리쳐 화답한다. 대자연의 흥취는 맑고 고요한 경호의 기슭에 있으니, 홀로 거니 노라면, 산과 물이 자연스레 서로를 비춰 그윽한 멋을 자아낸다.

 

 

 

 


77
오래 엎드려 있던 새는 반드시 높이 날고, 일찍 핀 꽃은 발리 시든다. 이러한 이치를 알면 발을 헛디디는 근심을 면할 수 있으며, 성급하게 일을 이루려는 생각도 사라질 것이다.

 

 

 



78
나무는 가을에 낙엽 지고 뿌리만 남은 뒤에야, 꽃의 화려함과 잎가지의 무성함이 한낱 헛된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람은 죽어서 관 뚜껑을 덮은 뒤에야 자식과 재물이 아무 소용없음을 알게 된다.

 

 

 

 


79
일체의 사물에 대한 고정적인 관념을 초월하는 것이 공을 깨닫는 것은 아니다. 사물의 모습에 집착하면 본래의 진실을 분명히 볼 수 없지만, 반대로 사물의 모습에 미혹됨을 부정하고 깨뜨린다고 해서 반드시 본래의 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세존께 이에 대해 여쭈면 뭐라고 하실까? 아마 이렇게 답하시리라. "세속에 있으면서 세속을 초탈함이여. 욕망을 쫓는 것은 당연히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일체의 욕망을 끊는 것 또한 고통스러운 일이니 다만 우리 각자의 수양에 내맡겨 둘 뿐이다.

 

 

 


80
의로운 선비는 큰 나라도 사양하고, 탐욕스러운 사람은 한 푼의 돈도 다툰다. 그들의 인격은 비록 하늘과 땅 차이나, 명예를 탐냄은 이익을 좋아함과 결국 다를 바 없다. 임금은 국가의 정사를 경영하고, 거지는 음식을 구걸한다. 그들의 지위는 비록 하늘과 땅 차이나, 임금이 나라를 위해 애태워 고심함과 거지가 끼니를 위해 애태우며 구걸하는 소리는 결국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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