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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5년

<독서노트-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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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장  비유, 파라벨, 우화

 

꽃이 만발하고 가지가 벌어진 사과나무 뒤에

곧게 자란 전나무가 뽀족하고 컴컴한 우듬지를 쳐들고 서 있었다.

사과나무가 전나무에게 말했다.

"나를 완전히 뒤덮고 있는 수천 개의 아름답고 싱싱한 나무 꽃들을 봐라.

그런데 너는 내보일 게 뭐가 있느냐? 검푸른침밖에 없지 않느냐,"

"하긴 맞는 말이야." 전나무가 대꾸했다.

"하지만 겨우이 오면 너는 잎이 다 떨어지고 말겠지.

하지만 나는 그때도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을 거야."

 

 

 

나는 어떤 들꽃을 발견하고 그것의 아름다움과 모든 부분의 완벽함에 놀라워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 꽃 속의 모든 것이, 이와 같은 수많은 것이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고,

때로는 누구의 눈에 띄지도 않은채 화려하게 피어 있다가 시들어 버리지."

그러자 꽃이 이렇게 대답했다.

"이 바보 같으니! 내가 남들에게 보이려고 꽃이 핀다고 생각하니?

다른 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꽃이 피는 거야.

내 마음에 들기 때문에 꽃이 피는 거야.

나의 즐거움과 나의 기쁨은 꽃이 핀다는 데, 내가 존재한다는 데 있어."

 

 

 

 

지구 표면이 아직 같은 모양의 고른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직 생물이 생겨날 상태가 아니었던 시절에 어느 날 태양이 떠올랐다.

신의 사자 아리스가 주피터의 아내 주노의 부탁을 받고 급히 날아와 태양에게 소리쳤다.

"뭣 하러 떠오르는 수고를 하느냐? 자신을 지각하는 눈이 없고, 간직하는 기억도 없는 모양이구나."

그 대답은 이러했다.

"하지만 난 태양이야. 그리고 난 태양이기 때문에 떠오르는 거야. 나를 볼 수 있는 자는 나를 봐라."

 

 

 

어느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은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서로 바싹 달라붙어 한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그들의 가시가 서로를 찌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시 떨어졌다.

그러자 그들은 추위에 견딜 수 없어 다시 한 덩어리가 되었다.

그러자 가시가 서로를 찔러 그들은 다시 떨어졌다.

이와 같이 그들은 두 악惡 사이를 오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들은 상대방의 가시를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발견했다.

 

인간의 공허함과 단조로움으로부터 생겨나는 사교에 대한 욕구는

인간을 한 덩어리가 되게 한다.

그러나 그들은 불쾌감과 반발심으로 인해 다시 떨어진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들은 서로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간격을 발견했다.

그것이 바로 정중함과 예의다.

그러므로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당신의 거리를 유지하라(Keep your distance)!"말을 듣는 것이다.

그 결과 따뜻해지려는 서로의 욕망은 충족되지 않겠지만 가시에 찔리는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적인 따뜻함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주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고통과 괴로움을 받지 않기 위해 사회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출처: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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