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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공재 윤두서)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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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공재 윤두서

 

공재(恭齋)*께서 손수 베꼈던 일본지도(日本地圖) 1부를 보면 그 나라는 동서로 5천리, 남북으로는 통틀어 1천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도의 너비는 거의 1장(丈)에 이르는데 군현(郡縣)의 제도와 역참(驛站)간 거리, 부속 섬들, 해안과 육지 사이의 원근, 해로(海路)를 곧장 따라가는 첩경(捷徑)등이 모두 정밀하고 상세했습니다.

 

이는 반드시 임진(壬辰)년과 정유(丁酉)년의 왜란 때 왜인(倭人)들이 패전한 진터에서 얻었을 텐데, 비록 만금(萬金)을 주고 사고자 한들 얻을 수 있겠습니까? 삼가 1통을 베껴놓았는데 일본의 형세가 손바닥을 보듯 환합니다.

대체로 공재께서는 성현의 재질을 타고나시고 호걸의 뜻을 지나셨기에 저작하신 것에 이러한 종류가 많습니다.

 

애석하게도 시대를 잘못 만났고 수명까지 짧으시어 끝내 포의(布衣)로 세상을 마치셨습니다.

 

내외(內外) 자손 중에서 그분의 피를 한점이라도 얻은 자라면 반드시 뛰어난 기상을 지니고 있을 터인데 역시 불행한 시대를 만나 번창하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운명이 아니겠습니까?

 

그분이 남긴 원고와 글씨 중에는 후세에 알려질 만한 것들이 많을 텐데, 안방 다락에 깊이 숨겨진 채 쥐가 갉아먹고 좀이 슬어도 구제해낼 사람이 없으니, 또한 슬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공재: 윤두서(尹斗緖, 1668~1715)의 호. 자는 효언(孝彦), 본관은 해남(海南), 윤선도(尹善道)의 증손으로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로 일컬어졌다. 다산 어머니의 할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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