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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물감 들이는 법)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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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물감 들이는 법

산골에서 산 지가 오래되어 시험삼아 풀잎이나 나무껍질을 채취해다가 즙을 내기도 하고 달이기도 하며 물을 들여보니,

 

오색(五色)이나 자색 녹색 외에도 이름지어 형용할 수 없는 여러 색깔이 배어나와 기이하고 아담하고 잔잔한 것이 매우 많았습니다.

 

요즈음 중국에서 나오는 비단이나 지폐의 색깔이 기이하고도 속기(俗氣)를 벗어난 것은 모두 평범한 풀이나 나무에서 뽑아낸 물감을 사용했기 때문임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색 외에는 오직 자색과 녹색 두가지만 있는 줄 알고 이것 외의 물색(物色)은 다 버리고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안동답답(安東沓沓)*이라는 것입니다.

 

몇조각의 종이를 버릴 셈치고 여러가지 뿌리와 껍질을 채취해다가 섞어 시험해보심이 어떨는지요?

 

다만 홍색을 우려낼 때는 반드시 신맛을 함유한 재료가 있어야 되니, 백만 오매(烏梅) 오미자 같은 종류를 소홀히 취급해서는 안됩니다.

 

검붉은 색깔을 낼 때는 반드시 조반(朝礬:속명은 검금 黔芩임-지은이)이 되어야 되는데, 이와 같이 서로 감응하는 재료의 성질들에 대해 모두 궁구할 길이 없는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안동답답: 융통성이 없이 꽉 막혔다는 뜻. '按東沓沓'으로 쓰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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