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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그리운 옛 친구들)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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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그리운 옛 친구들

 

옛날 장기(長鬐)에 있을 때 남고(南皐)*께서 시 한수를 보내왔었습니다.

 

그 격정어린 음조가 더없이 비장했는데, 몇년 뒤 소천(笤川)에 이르러 제 시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답니다.

 

그뒤 여러 차례 시와 글을 보내왔기에 역시 수답(酬答)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백(仁伯)*은 전에 남산(南山)에 꽃버들 만발하던 때 성재(聖在)등과 술을 마시고 매우 취하여 우리 형제를 찾으면서 방성대곡하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소식을 주고받을 길이 영영 끊겼습니다.

 

-수태(受台:이익운-지은이)*께서는 주신(周臣:이유수-지은이)*을 만나 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흘리셨답니다.

 

그뒤에 윤상현(尹尙玄:윤규백-지은이)*이 올라가자 역시 이곳에 대하여 연연해하는 말이 많더랍니다. 혜보(徯甫)*역시 소식이 있었습니다.

 

근래에는 악학(樂學)에 마음을 두어 점차로 12율(律)은 본래 척도(尺度)이지 관성(管聲)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황종(黃鐘)의 관(管)은 길이가 9촌(寸)이고 지름이 3푼(分)이다"라고 한 이하의 설(設)은 모두가 제동야인(齊東野人)의 설*인데 이를 장차 어지하면 좋겠습니까?

 

기력은 이미 쇠약해졌는데 이렇듯 큰 상대를 만났으니 접전(接戰할 길이 없을 듯싶습니다. 근래 혀마저 피곤하고 붓마저 모지라졌으니, 어찌 쇠약한 병자가 해낼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남고:남고는 윤지범(尹持範,1752~1821)의 호로 자는 이서(彛叙), 본관은 해남, 1801년 규범(奎範)이라 이름을 고쳤다. 다산 형제들과 어울린 '죽란시사(竹蘭時仕)'의 주맹(主盟)이기도 했다. 병조참의를 지냈다.

 

*수태:수태는 이익운(李益運, 1748~1817)을 가리키며 그의 자가 계수(季受)이므로 수(受)에 대감(台)의 존칭을 붙여 호칭하였다. 대사간 대사헌 등을 지냈다.

 

*주신: 주신은 이유수(李儒修, 1758~1822)의 자, 호는 금리(金里), 본관은 함편. 1783년 증광별시에 급제, 1820년 영해부사가 되었다. 다산은 그를 친구간에 의리를 배반하지 않은 사람으로 꼽았다.

 

*윤상현: 상현은 윤규백(尹奎白)의 자.

 

*혜보: 혜보는 한치웅(韓致應, 1760~1824)의 자. 다산 형제와는 죽란시사를 결성해 평생을 교유했다.

 

*제동야인의 설: 근거가 없는 허황된 말이라는 뜻. 맹자의 제자인 함구몽(咸丘夢)이, '순(舜)이 천자가 되자 요(堯)와 고수(膏瞍)가 순을 섬겼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묻자 맹자가 이는 제동야인의 말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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