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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부, 해좌공의 기개)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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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2부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해좌공의 기개

 


해좌공(海左公)*은 성품이 느긋하고 고상하여 지조가 확실하여 맹분(孟賁)*이나 하육(夏育)* 같은 힘센 장사도 뺏지 못할 기개가 있었다.

 

전에 이조(吏曹)에서 체직되자 급히 짐을 정리하여 법천(法泉)으로 돌아가려는데, 승지(承旨) 이익운(李益運)*이 승정원(承政院)에서 퇴근하여 전하기를 "밀지(密旨)가 있으니 며칠 뒤에는 다시 제수(除授)의 명이 있을 것입니다. 급히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하였다.

 

공이 "임금의 교서(敎書)가 조보(朝報)에 나왔소?" 하고 묻자 이익운이 놀라며 "밀지입니다" 하였다.

 

그러자 공은 "이미 조보에 나오지 않았다면 내가 떠나더라도 회피하여 태만히한 것이 아니오"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끝내 가버렸다.

해좌공이 이조에 재직할 때 공을 위해 꾀를 내는 자가 있어 말하기를 "수령으로 처음 벼슬에 나가거나 복직되는 경우는 친구들을 임용해야 하고, 삼사(三司)의 여러 후보자는 시속의 인물들을 섞어 임용함이 옳습니다." 하니,

 

공은 "삼사는 청준(淸峻)한 자리인데 어찌 수령의 아래에 두어 그와 같이 말을 하오?" 하였다.

 

그러고는 삼사를 주의(注擬)하는 데 친구들을 많이 올렸으니, 시속에 물들지 않음이 그와 같았다.

 

 

*해좌공: 예문관 제학을 지낸 정범조(丁範祖,1723~1801)의 호가 '해좌'다.

 

*맹분: 중국 전국시대의 힘센 장사.

 

* 하육: 중국 주나라 때 힘이 센 장사로 살아 있는 소의 꼬리를 뽑아냈다.

 

*이익운: 영조 24~순조 17 (1748~1817). 자는 계수(季受), 호는 학록(鶴鹿)으로 수원부유수 및 대사헌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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