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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열수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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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열수에 대하여

​ 答兩兒

 


 

검오장(黔敖章)*은 본래가 빠진 글이 없으며 참으로 간략하고 질박(質朴)한 고문(古文)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니 마땅히 배워 두어야 할 문체니라.

 

만약'검오(黔敖)'*와 '아자(訝者)' 등에 집착할 것 같으면 그 당시의 사실적 모습이 싹 없어진다.

 

[양자방언(揚子方言)]에는 '조선열수*지간(朝鮮洌水之間)'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조선은 오늘날의 관서 지방을 말하고 열수(洌水)는 우리 집 앞의 강을 말한다(강화도를 洌口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지은이)

중국 사람들은 책을 지을 때 저자의 이름을 기록하면서 그때 살던 곳을 중시하여 아무 곳에 사는 아무개라고 하지, 관향(貫鄕)을 쓰지 않는다.

 

수수(秀水) 주이존(朱尊)*이라 하는 것은 집이 수수에 있기 때문이며, 회계(會稽) 장개빈(張介賓)*이라 하면 집이 회계에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예를 알지 못하고 월사(月沙) 이정귀(李廷龜)는 연안(延安) 이아무개라고 칭했고 호주(湖洲) 채유후(蔡裕後)*는 평강(平康) 채아무개라고 칭했으니 다 잘못된 것이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책을 짓거나 초서를 하는 경우에 열수 정아무개라고 칭하도록 하여라. 열수라는 두 글자는 천하 어디에 내놓아도 구별하기 충분하고 자기 사는 고향을 알 수 있게 해주니, 아주 친절한 일이 되지 않겠느냐.

 

 

*검오장: [예기]의 [단궁(檀弓)하]편에 있는 장.

 

*검오: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 사람으로 굶어 죽는 사람들에게 밥을 지어 먹였다.

 

*열수: 한강을 말하며, 다산의 집이 한강가에 있었다.

 

*주이존:1629~1709. 중국 청나라 학자.

 

*장개빈:1552~1639. 중국 명말 청초 때의 학자.

 

*채유후: 선조 32~현종 1(1599~1660). 자는 백창(伯昌), 호는 호주(湖洲)이다. 문집으로 [호주집(湖洲集]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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