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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 후집 81~85 채근담 후집 81~8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81 세상살이의 단맛. 쓴맛을 다 맛본 사람은 그저 변화무쌍한 인정세태에 내맡기고 눈뜨고 쳐다보기조차 귀찮아한다. 인정의 냉혹함과 따뜻함을 다 느껴본 이는 비난을 하건 칭찬을 하건 개의치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 82 요즘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잡념을 없애려 하나 끝내는 없애지 못한다. 그렇다면 잡념은 어떻게 없애는가.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한 고민을 마음속에 남겨두지 않고, 앞으로 있을 일을 미리 기대하지 말고서 다만 현재의 일을 인연의 이치에 따라 해결해 나간다면, 자연히 점차 잡념이 없는 경지에 들게 될 것이다. ​ 83 마음에 문득 깨닫는 바가 있으면 이것이 가장 좋은 경계요, 사물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 있어야 비로소.. 더보기
채근담 후집 76~80 ​ ​채근담 후집 76~8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76 시를 짓는 영감은 자연과 어우러진 파릉교 위에 있으니, 나직이 읊조리노라면, 수풀과 골짜기 모두 호연하게 메아리쳐 화답한다. 대자연의 흥취는 맑고 고요한 경호의 기슭에 있으니, 홀로 거니 노라면, 산과 물이 자연스레 서로를 비춰 그윽한 멋을 자아낸다. ​ 77 오래 엎드려 있던 새는 반드시 높이 날고, 일찍 핀 꽃은 발리 시든다. 이러한 이치를 알면 발을 헛디디는 근심을 면할 수 있으며, 성급하게 일을 이루려는 생각도 사라질 것이다. ​ 78 나무는 가을에 낙엽 지고 뿌리만 남은 뒤에야, 꽃의 화려함과 잎가지의 무성함이 한낱 헛된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람은 죽어서 관 뚜껑을 덮은 뒤에야 자식과 재물이 아무 소용없음을 알게.. 더보기
채근담 후집 71~75 채근담 후집 71~7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71 맑은 하늘과 밝은 달빛이 있어 어딘들 날아갈 곳이 없을까마는, 부나비는 스스로 촛불에 몸을 던지고, 맑은 샘물과 푸르게 깔린 풀잎이 있어 어딘들 먹을 것이 없을까마는, 올ㅂ미는 굳이 썩은 쥐를 즐겨 먹는다. 아! 이 세상에 부나비. 올빼미와 같지 않은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 72 뗏목을 타고 건너자마자 뗏목을 버릴 것을 생각하면, 이는 어떤 것에도 구애되지 않는 깨달음을 얻는 사람이다. 만약 나귀를 타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나귀를 찾아 헤맨다면, 결국 진리를 깨닫지 못한 선사가 될 뿐이다. ​ 73 권력과 부귀를 가진 자들이 용이 날뛰듯 다투고 영웅호걸들이 범이 으르렁거리듯 싸우는 모습을 냉철한 눈으로 살펴보면, 마치 개.. 더보기
채근담 후집 66~70 ​채근담 후집 66~7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 66 마음에 번뇌라는 풍파가 없으면, 발길 가는 곳마다 모두 푸른 산 푸른 나무와 같이 속세에 물들지 않은 청정한 경지일 것이요, 타고난 본성 가운데 만물을 기르는 기운이 있으면, 눈길 닿는 곳마다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어오르고 솔개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과 같은 생기 넘치는 자유로움을 보리라. ​ 67 고관대작이라도 때로 도롱이와 삿갓을 걸치고 아무런 근심 없이 유유자적하는 은자를 보면, 자기 생활의 고뇌와 수고로움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고대광실에 사는 부자라도, 대로 성긴 발을 드리우고 깨끗한 책상에 앉아 유유자적하는 사람을 보면 사모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세상 사람들이여! 어찌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채.. 더보기
채근담 후집​ 61~65 채근담 후집​ 61~6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61 발 친 창문을 활짝 열어 푸른 산 맑은 물이 구름과 안개를 삼키고 토하는 것을 보면 천지자연의 자유자재한 조화를 느끼게 되고 대나무 숲 무성한 곳에 새끼 제비와 지저귀는 비둘기가 계절을 보내고 맞이하는 것을 보면 대자연과 내가 홀연히 하나 됨을 깨닫게 된다. ​ 62 성공이 있으면 반드시 실패가 뒤다르게 마련이니, 이러한 이치를 알면, 굳이 성공을 구하는 마음에 맹목적으로 집착할 필요가 없어진다. 생명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뒤 다르게 마련이니, 이러한 이치를 알면, 굳이 생명을 오래 유지하려는 방법에 가슴 태우며 매달릴 필요가 없어진다. ​ 63 옛 고승이 "바람에 흔들린 대나무의 그림자가 섬돌 위를 쓸고 지나가도, 섬돌 위의 티끌.. 더보기
채근담 후집​ 56~60 ​채근담 후집​ 56~6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 56 세상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너무 진실한 것으로 알기 때문에, 모든 일을 자기 위조로 생각하여 갖가지 기호와 번뇌를 낳는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내가 있음을 생각지 않는데 어찌 사물의 귀중함을 알겠는가!"라 하고, 또 "이 육신이 본래 내 소유가 아닌 줄 알진대 번뇌가 어떻게 나를 침범하겠는가!"라 하였으니, 참으로 정곡을 간파한 말이라 하겠다. ​ 57 노쇠했을 때의 입장으로 지금의 젊은 시절을 바라보아야 분주하게 공명을 좇는 마음을 제거할 수 있고, 영락했을 때의 입장으로 지금의 영화로움을 바라보아야 사치스럽게 부귀를 추구하는 생각을 끊을 수 있다. ​ 58 사람 마음도 세상일이란 잠깐 사이에도 수없이 변하니, 어떤 .. 더보기
채근담 후집​ 51~55 채근담 후집​ 51~5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51 머리카락은 성글고 이가 빠짐은 덧없는 육체가 시들고 늙어 가는 대로 내맡기고, 새 우짖고 꽃 피는 모습 속에서 만물의 변함없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 52 마음속에 욕심이 가득 찬 사람은 차가운 연못에서도 끓어오르고, 한적한 숲속에서도 그 고요함을 모른다. 마음을 비운 사람은 무더위 속에서도 청량함을 느끼고, 아침 시장에서도 그 소란스러움을 알지 못한다. ​ 53 많이 가진 자 크게 망하니 가난해도 걱정 없이 사는 것이 부유한 것보다 나음을 알 수 있고, 높이 오른 자 빨리 자빠지니, 비천해도 항상 편히 사는 것이 고귀한 것보다 나음을 알 수 있다. ​ 54 이른 새벽 창가에서 [주역]을 읽다가 소나무에 맺힌 이슬로 붉은 먹을.. 더보기
채근담 후집​ 46~50 ​ 채근담 후집​ 46~5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46 봄날의 경치는 화려하고 아름다워 사람의 마음을 유쾌하게 하지만 가을날의 경치만 못하다. 가을에는 흰 구름에 맑은 바람이 불고 난초와 계수나무 향기 은은하며 수면은 하늘과 한 빛깔을 이루고 하늘의 달이 물결 위로 비치어, 사람의 몸과 마음을 모두 상쾌하게 만든다. ​ 47 글자 한 자 몰라도 시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다면 시인의 참 멋을 알 것이요, 게송 한 구 배운 적 없어도 선의 정취를 갖고 있다면 선종의 가르침에 담긴 현묘한 이치를 깨달으리라. ​ 48 마음이 동요되면 활 그림자가 뱀처럼 보이고 누워 있는 돌이 엎드린 호랑이처럼 보이니 이 가운데는 모두 살기가 서려 있다. 마음이 안정되면 석호 같은 포악한 사람도 갈매기처럼 .. 더보기
채근담 후집 41~45 채근담 후집​ 채근담 41~45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41 속세를 초탈하는 방법은 세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있으니, 굳이 인연을 끊고 세상을 피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깨닫는 공부는 마음을 다하는 데 있으니, 굳이 욕심을 끊고 차가운 마음을 지닐 필요는 없다. ​ 42 이 몸이 항상 한가로운 곳에 머무는데, 세속의 영화와 굴욕. 얻음과 잃음이 어찌 나를 부릴 수 있으며, 이 마음이 항상 평온함을 지니는데, 세상의 옳음과 그름. 이로움과 해로움이 어찌 나를 농락하겠는가? ​ 43 대나무 울타리 아래에서 객 짖고 닭 우는소리 문득 들리니 구름 속 신선의 세계에 있는 듯 황홀하고, 서재 안에서 매미와 까마귀 우는소리 맑게 들리니 고요함 속의 별천지를 알겠구나. ​ 44 내가 영화.. 더보기
채근담 후집 36~40 ​ ​채근담 후집​ 채근담 36~4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 ​ ​ ​ 36 물이 소리 내어 흐르나 사방은 고요하니, 소란함 속에서 고요함을 깨닫는 정취를 얻을 것이요, 산이 높아도 구름은 거리낌 없이 흘러가니, 유심에서 무심으로 들어가는 이치를 깨달을 것이다. ​ 37 산과 숲은 경치 좋은 곳이지만 일단 집착하면 시장 판이 되어 버리고, 글과 그림은 고아한 일이지만 일단 탐내어 빠져들면 상품이 되어 버린다. 마음에 탐하고 집착함이 없으면 속세도 신선의 세계가 되고, 마음에 얽매이고 연연함이 있으면 즐거운 세상도 고해가 된다. ​ 38 소란스럽고 번잡할 때에는 평소에 늘 기억하던 것도 멍하니 잊어버리고, 청정하고 편안한 곳에서는 전에 잊었던 일도 또렷하게 떠오른다. 그러므로 고요함과 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