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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쓴편지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17 참으로 오랜만에 편지를 쓰는구나. 필요할 때 통화를 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이라 여겨진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편지가 군대 있는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되겠구나. 앞으로 1 달여 후면 전역이구나. 지나고 보니 빨리 지나갔다 싶다. 네가 들으면 펄쩍 뒤겠지만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군대 정식 휴가를 2번밖에 나오지 못했구나. 공군의 메리트인 휴가. 외출. 외박은 코로나로 인해 무산되었구나. 덕분에 조기 전역을 하니 다행이구나. 하루라도 빨리 전역하고 싶은 네가 마지막 휴가까지 반납하는 바람에 너의 군 휴가는 2번으로 끝나는구나. 마지막 한 달이 참으로 지루하게 느껴지겠구나. 큰 사고 없이 마지막까지 건강을 잘 살피길 바란다. 팔목이 아프다더니 많이 불편하겠구나. 전역하는 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16 군에 입대한지 만 1년이 되었구나. 입대할 때와 똑같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동안 군대 계급이 올라 상병이 되었구나. 시계를 거꾸로 두어도 시간은 간다더니 그 말이 맞나 보다. 1년이란 세월 동안 군 생활에 조금의 여유는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편으로 전역할 때까지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도 겹치는구나. 1년이란 기간 동안 정식 휴가가 한 번이었어. 이제 곧 휴가를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코로나로 인해 군 휴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시나 생각을 비껴가지 않는구나. 휴대폰이 허용되어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목소리를 듣고 안부를 묻는 것이 이렇게 다행스러울 수가 없구나. 코로나 시대에 모든 사람들이 힘겨운 와중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군에서도 마..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14 편지 14. 2020.8.13. (목) ​ 오늘 공군훈련단 밴에서 1주차 훈련 사진과 호실 사진이 올라왔더구나. 요즘은 훈련 사진과 (네 얼굴이 보이는) 호실 사진 보는 것이 제일의 행복이다. ​ 사진을 보며 적응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을 한다. 훈련받으며 군인이 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어느덧 늠름한 군인이 되겠지 싶다. ​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쪼글쪼글하던 마음의 주름이 하나씩 펴지는 것 같다. 네가 힘든 시간을 이겨낼수록 마음 주름에는 여유라는 공간이 들어서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듯하구나. ​ 사회에서 할 수 없을 것 같던 일을 군에서는 해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이번 주 훈련이 힘겹고 고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또한 잘 해냈을 것이라 ..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11 편지 11. ​ 2020. 8.7. (금) ​ 오늘은 외할머니 생신을 앞두고 외가 친척들이 모였어. 간단하게 식사하고 케이크에 초를 밝혔다. 오랜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밀린 안부도 전했어. 모두 너의 군 생활을 궁금해하고 안부도 묻고 해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어. 한마음으로 군 생활 잘하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더구나. ​ 오늘도 비가 이어지는구나. 장마가 다시 시작하려는 듯 하늘은 끝없이 비를 쏟아낸다. 이 비에 훈련은 어찌되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 "조금이라도 희망을 잃지 말지어다" 충정공 민영환의 명언이다. ​ 앞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고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잊지 말고, 잃지 말기를 바란다. 나아가 마음에 명랑함을 지녀야 한다. 명랑한 마음을 가지면 운을 불..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10 편지 10. ​ 오늘 군에서 우체국에서 택배를 보낸다는 문자를 받았다. 네가 군입대할 때 입었던 옷과 소지품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구나. 아들의 옷과 물품을 받고 대부분의 엄마는 눈물을 보인다. 엄마는 너의 물건을 받고 울지 않으려 한다. '아들이 대한의 건아가 되는구나' 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하련다. 지금의 심정은 그래.^^ 저녁에 집에 도착해서 네 물건을 보면 또 어떨지 모르겠다. ​ 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민기 물건이 택배로 도착했더구나. 네가 입던 옷가지 하며 가방, 모자, 신발, 지갑, 두루마리 휴지, 처방전, 졸대 파일 ... 나머지 물건은 사용할 수 있는듯하여 다행이다. 사회에서 입던 옷을 벗고, 군인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군복으로 갈아입은 네 모습을 상상해본다. 옷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도..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7 편지 7. ​ 며칠 전에 절에 다녀왔단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여서 힘든 일이 생기면 하늘에 의지하게 되더구나. 하늘에 의지하는 건 인간이 가져야 하는 겸손을 만나는 시간이야. 하늘이 나를 도와준다는 믿음이 스스로를 이겨내는 힘과 자신감을 주기도 한단다. 장병들의 건강과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절을 하고 돌아왔어. 땀 흘리며 절하는 것도 마음 수양에 큰 도움이 되더구나. 문제는 저녁이 되면서였어. 저녁이 되니 허벅지와 종아리에서 신호를 보낸다. 안 쓰던 근육을 사용했더니 악 소리가 난다. 그러다가 네 생각이 났어. 엄마는 절 몇 번이지만 '너는 훈련받으면서 더하겠다' 하고 말이야. 너도 처음에는 몸 여기저기가 다 아프고 곡소리가 나겠지?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단련이 되리가 생각된다. ​ 새로운 것을 배..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6 편지 6. ​ 네가 월요일 군 입대를 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토요일이다. 오늘 아침에 훈련소에서 공군 알림 톡이 왔어. 816기 합격 문자였다. "아드님의 공군 합격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였어. 0소대원의 부모 밴드에 초대되어서 소식과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어. 소통 공간이 생긴 사실만으로 기뻤다. 우리 아들이 0대대 0중대 0소대에 소속되었구나. 앞으로 4주의 훈련을 받겠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그 후 밴드에서 또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어. 특별 안심 효전화를 실시한다는 소식이었다. 아들 목소리를 듣게 되어서 더욱 기뻤다. 휴대폰 벨 소리를 높이고 070 전화를 기다렸어. 이날은 쉬는 토요일이라 절에 다니러 갔어. 너의 건강하고 무탈하게 군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하기 위해서 말이야. ..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4 편지 4.​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니. 하루하루가 지옥 같지? 그 와중에 '그래도 ~해서 다행이다.' '감사합니다.'를 찾아보기 바란다. 힘든 상황에서도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거야.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이 아니라 다행이며 더 큰 불행이 없어서 감사한 일을 찾길 바래. 우리가 살아있는 존재 자체만으로 기적이고 위대한 일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힘겨운 상황일수록 더 절실히 긍정을 찾아야 한다. 결핍이 우리를 성장시킨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완벽함을 갖추고 있으면 삶이란 것이 무료하고 성장하기는 힘들 거야. 펜으로 이런 글을 끄적이니 공감하기 힘들 수도 있겠어. 할 수 있는 건 의지를 다지는것과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이니 부디 굳건하게 마음을 다지길 바라. 좋은 날은 좋은 날대로 좋고, 좋지 않은 날은 좋..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2 편지 2. ​ 군입대하던 날, 너를 데려다주고 대구로 막 들어설 때 전화 한 통이 왔다. 네가 다니던 학교에 과 사무실이었어. 학생 앞으로 장학금이 나오는데 학기 등록할 건지 물어보더구나. 등록 안 하면 다른 학생에게 넘어간다고 하면서 말이야. 얼른 등록한다고 말했어. 네가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등록금에 대한 부담도 줄었구나. 엄마는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으로 마음에 꽃이 피었다. 맡은 일에 충실히 책임감 있게 해줘서 고맙다. 오늘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고 사랑하라는 거야. 물론 엄마는 언제나 네가 일 순위고 언제나 네 편이고 언제나 네 옆에 있을 거야.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거야. 실수할 수 있는 자신을 인정하고, 잘한 일이 있으면 스스로 칭찬하고, 힘든 일이..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1 편지 1. ​ 아들아! ​ 편지로 만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요즘 휴대폰 사용으로 편지 쓸 일이 없는데 군대라는 곳이 아날로그 감성을 살려주는 맛도 있구나. 어제 너를 입대시키고 돌아오는 길이 아주 허전했어. 아빠도 많이 서운해하더구나. 새로운 곳에서의 군 생활 어떠니? 많이 힘들지? 모든 것이 어색하고 불편할 거야. 하루하루 지나면서 차츰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엄마도 어제 너를 군에 보내고 텅 빈 너의 방문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했는지 모른다. 아침저녁으로 네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이또한 다 지나가리라 생각한다. 인생 전체를 두고 보면 지금 이 순간은 하나의 점일 뿐이야. 지금은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벗어나고 싶지만 지나고 나면 삶의 거름이 되어주며 성장의 발판이 되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