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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보낸편지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16 군에 입대한지 만 1년이 되었구나. 입대할 때와 똑같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동안 군대 계급이 올라 상병이 되었구나. 시계를 거꾸로 두어도 시간은 간다더니 그 말이 맞나 보다. 1년이란 세월 동안 군 생활에 조금의 여유는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편으로 전역할 때까지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도 겹치는구나. 1년이란 기간 동안 정식 휴가가 한 번이었어. 이제 곧 휴가를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코로나로 인해 군 휴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시나 생각을 비껴가지 않는구나. 휴대폰이 허용되어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목소리를 듣고 안부를 묻는 것이 이렇게 다행스러울 수가 없구나. 코로나 시대에 모든 사람들이 힘겨운 와중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군에서도 마..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14 편지 14. 2020.8.13. (목) ​ 오늘 공군훈련단 밴에서 1주차 훈련 사진과 호실 사진이 올라왔더구나. 요즘은 훈련 사진과 (네 얼굴이 보이는) 호실 사진 보는 것이 제일의 행복이다. ​ 사진을 보며 적응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을 한다. 훈련받으며 군인이 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어느덧 늠름한 군인이 되겠지 싶다. ​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쪼글쪼글하던 마음의 주름이 하나씩 펴지는 것 같다. 네가 힘든 시간을 이겨낼수록 마음 주름에는 여유라는 공간이 들어서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듯하구나. ​ 사회에서 할 수 없을 것 같던 일을 군에서는 해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이번 주 훈련이 힘겹고 고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또한 잘 해냈을 것이라 ..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12 편지 12. ​ 2020. 8.8. (토) ​ 군에 들어간 지 2주째구나. 요즘처럼 시간이 빨리 흘렀으면 한때가 있었나 싶다. 앞으로 2주의 훈련이 고되리라 생각한다. 잘 이겨내길 바란다. ​ 오늘 효전화로 통화를 했지. 애써 태연한척하는 목소리 뒤에 엄마는 '억' 소리 나는 힘겨움이 느껴진다. 네가 말하더구나. '웬 편지를 그렇게 많이 보내느냐' 라고 말야. 그 말뒤에 '엄마 편지를 보면 더 보고 싶어져' 라는 말이 숨어있음을 느낀다. 요즘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일주일에 한 번 효전화로 너와 통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이 더디게 흘러가는구나. 네 목소리를 들으려면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오늘도 훈련하느라 고생하겠구나. 하루하루 단련되어 군인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너를 응원한다. ​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11 편지 11. ​ 2020. 8.7. (금) ​ 오늘은 외할머니 생신을 앞두고 외가 친척들이 모였어. 간단하게 식사하고 케이크에 초를 밝혔다. 오랜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밀린 안부도 전했어. 모두 너의 군 생활을 궁금해하고 안부도 묻고 해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어. 한마음으로 군 생활 잘하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더구나. ​ 오늘도 비가 이어지는구나. 장마가 다시 시작하려는 듯 하늘은 끝없이 비를 쏟아낸다. 이 비에 훈련은 어찌되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 "조금이라도 희망을 잃지 말지어다" 충정공 민영환의 명언이다. ​ 앞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고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잊지 말고, 잃지 말기를 바란다. 나아가 마음에 명랑함을 지녀야 한다. 명랑한 마음을 가지면 운을 불..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10 편지 10. ​ 오늘 군에서 우체국에서 택배를 보낸다는 문자를 받았다. 네가 군입대할 때 입었던 옷과 소지품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구나. 아들의 옷과 물품을 받고 대부분의 엄마는 눈물을 보인다. 엄마는 너의 물건을 받고 울지 않으려 한다. '아들이 대한의 건아가 되는구나' 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하련다. 지금의 심정은 그래.^^ 저녁에 집에 도착해서 네 물건을 보면 또 어떨지 모르겠다. ​ 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민기 물건이 택배로 도착했더구나. 네가 입던 옷가지 하며 가방, 모자, 신발, 지갑, 두루마리 휴지, 처방전, 졸대 파일 ... 나머지 물건은 사용할 수 있는듯하여 다행이다. 사회에서 입던 옷을 벗고, 군인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군복으로 갈아입은 네 모습을 상상해본다. 옷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도..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9 편지 9. ​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무더위 속에서 훈련받기가 고되고 힘들지. 잠시 밖에 나갔다 와도 더위에 네 생각이 절로 나는구나. 인생을 산행에 비유하곤 해. 처음에 오를 때는 할만하다 싶다가 점점 더 힘들어지지. 오르기만 하다가 잠시 완만한 곳에서는 살 것 같다가 그도 잠시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르면 힘든 순간이 이어진단다. 산을 오르며 정상이 점점 가까워온다는 희망을 가지는 건 좋아. 하지만 정상만을 바라보고 기대한다면 오히려 힘 빠질 수도 있어. '지금 이 순간만 잘 이겨내자'. '현재에 충실하자' 라는 마음이 이 순간을 버티게 한단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면 언젠가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감사하고 고마울 수가 없단다. ​ 소소한 행복을 찾는 ..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7 편지 7. ​ 며칠 전에 절에 다녀왔단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여서 힘든 일이 생기면 하늘에 의지하게 되더구나. 하늘에 의지하는 건 인간이 가져야 하는 겸손을 만나는 시간이야. 하늘이 나를 도와준다는 믿음이 스스로를 이겨내는 힘과 자신감을 주기도 한단다. 장병들의 건강과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절을 하고 돌아왔어. 땀 흘리며 절하는 것도 마음 수양에 큰 도움이 되더구나. 문제는 저녁이 되면서였어. 저녁이 되니 허벅지와 종아리에서 신호를 보낸다. 안 쓰던 근육을 사용했더니 악 소리가 난다. 그러다가 네 생각이 났어. 엄마는 절 몇 번이지만 '너는 훈련받으면서 더하겠다' 하고 말이야. 너도 처음에는 몸 여기저기가 다 아프고 곡소리가 나겠지?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단련이 되리가 생각된다. ​ 새로운 것을 배..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6 편지 6. ​ 네가 월요일 군 입대를 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토요일이다. 오늘 아침에 훈련소에서 공군 알림 톡이 왔어. 816기 합격 문자였다. "아드님의 공군 합격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였어. 0소대원의 부모 밴드에 초대되어서 소식과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어. 소통 공간이 생긴 사실만으로 기뻤다. 우리 아들이 0대대 0중대 0소대에 소속되었구나. 앞으로 4주의 훈련을 받겠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그 후 밴드에서 또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어. 특별 안심 효전화를 실시한다는 소식이었다. 아들 목소리를 듣게 되어서 더욱 기뻤다. 휴대폰 벨 소리를 높이고 070 전화를 기다렸어. 이날은 쉬는 토요일이라 절에 다니러 갔어. 너의 건강하고 무탈하게 군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하기 위해서 말이야. ..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3 편지 3. ​ 지겹도록 내리던 장마도 막바지에 접어들었구나. 네가 집에 있을 때 엄마는 일하다가 오후 3~4시경 너에게 전화를 자주 했지. 집인지 알면서 어딘지 묻고, 인터넷강의 듣겠지 싶으면서도 뭐 하는지 물어보면서 말이야. 지금이 그 시간이라 몇 자 끄적인다. 요즘 밤에 잠은 잘 자는지 궁금하다. 물론 잠자리가 바뀌고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아서 숙면을 취하지는 못하겠구나.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했으니 차차 적응해 나가리라 믿는다. 적응은 나를 변화시키고 내가 점차 확장되어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적응해야 하고 그로 인해 성장하고 발달해 나간다고 한다. 적응하면서 성장하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해본다. ​ 밥 먹는 건 어떠니? 훈련받고 힘들 텐데 가리지 말고 먹고, 몸..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2 편지 2. ​ 군입대하던 날, 너를 데려다주고 대구로 막 들어설 때 전화 한 통이 왔다. 네가 다니던 학교에 과 사무실이었어. 학생 앞으로 장학금이 나오는데 학기 등록할 건지 물어보더구나. 등록 안 하면 다른 학생에게 넘어간다고 하면서 말이야. 얼른 등록한다고 말했어. 네가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등록금에 대한 부담도 줄었구나. 엄마는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으로 마음에 꽃이 피었다. 맡은 일에 충실히 책임감 있게 해줘서 고맙다. 오늘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고 사랑하라는 거야. 물론 엄마는 언제나 네가 일 순위고 언제나 네 편이고 언제나 네 옆에 있을 거야.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거야. 실수할 수 있는 자신을 인정하고, 잘한 일이 있으면 스스로 칭찬하고, 힘든 일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