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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워킹작가의 일상생각2023년

[1일 1페이지 라이팅]19.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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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의 일상생각

 

2023년 11월 1일(수)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남편은 대상포진에 걸렸었다. 코로나 백신과 연관성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의구심만 가득했다. 대상포진이 걸리고 남편은 택배일 하는 것을 힘들었다. 통증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던 일을 갑자기 그만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배달하던 구역의 물량을 갑자기 대신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보고 있자니 안쓰러웠다. 보다 못해 내가 나섰다. 남편의 택배 일을 돕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을 발을 빼지 못하고 여태껏 돕고 있다.

 

 

 

어제의 일이다. 전방 50미터쯤 멀리에서 어떤 남자분이 전화를 하며 걸어온다. 나이는 60대 정도 되어 보인다. 그러려니 하고 일을 계속했다.

 

주위에서 전화하는 소리가 또 들린다. 일하는 주위 10미터가량쯤이다. 얼굴은 못 봤지만 이분 또한 나이가 있어 보이는 목소리다. 자전거를 세우고 그 앞에서 전화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은 거리가 좁혀진다. 분명 두 분이 통화하시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와 상관도 없는 일이기도 했다. 계속 일을 했다.

 

자전거 앞의 남자분 목소리는 퉁명스럽고 불만스럽게 들렸다. 뭔가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싸우는 정도는 아니지만 둘의 통화는 매끄럽지 않았다. 멀리서 걸어오던 남자가 말한다. 전화를 그렇게 퉁명스럽게 하느냐는 식의 말이 들린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헤어진다. 그 또한 그러려니 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불과 10미터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멀리서 걸어오던 아저씨는 자전거를 세우고 기다리던 아저씨에게 받은 것으로 보이는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전화받으며 걸어올 때는 검은 비닐봉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다. 검은 비닐봉지를 든 아저씨가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온다. 지나가는 것이려니 생각했다. 한 걸음씩 가까워질수록 그게 아니었다.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자전거 아저씨와 헤어진 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이다.

 

그러고는 검은 비닐봉지를 나에게 건넨다. “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드리는 겁니다.” 사실 말을 끝까지 하지도 않았다. “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라고 했다.

 

순간 얼떨떨하고 당황하여 받긴 했다. “이게 뭐예요? “라며 검은 비닐봉지 안을 보았다. 손수 나무로 깎은 금붕어 한 쌍이다. 지름은 20cm정도 되어 보인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저씨는 벌써 저만치 가고 있다. 색칠까지 되어 있다.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누구신데 저한테 이런 걸 주세요? “라고 했더니 ”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저만치 가서는 “그거 비싼 겁니데이! “라고 말하며 사라져 버렸다.

 

다시 검은 비닐봉지를 들여다봤다. 원목을 손수 깎은 것이 분명했다. 이 정도로 완성을 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할 것이다. 누가 봐도 그러했다.

 

 

 

금붕어 1쌍을 보며 고민이 깊어진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긴 했다. 그렇지만 그때 정황을 되짚어보니 그런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일이 틀어졌고 홧김에 나에게 던져진 것 같은 느낌이다. 고마운 마음은 사라지고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주고 간 것이기 때문이다. 돈을 주고 산 것도 아니다.

 

"어쩌지~~" 모르는 사람이라 돌려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쓰레기통에 마구잡이로 버리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출처를 모르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없다. 고심 끝에 아는 절에 물어봤다. 소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신다. 그러면 좋겠다고 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다. 공짜는 근심을 낳는다. 그저 주어지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사건이다.

 

 

-by 워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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