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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마음속 글귀-2019년

플라타너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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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글귀

 

플라타너스 인생

 

거대한 플라타너스,

그에 걸맞은 널찍한 잎,

플라타너스 잎은

가로수 여기저기서 흩날린다.

 

가을이다.

플라타너스는 큰 잎을 자랑하며

길가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다.

 

잎을 쓸어 담는

청소부 아저씨의 손길이 바쁘다.

 

 

나는 잠시 일손을 놓고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본다.

 

한 나무에서 자라지만

잎이 물드는 시기는 다르다.

 

벌써 떨어진 녀석도 있고

푸르름을 자랑하며 건재한 녀석도 있다.

 

갈색으로 변하여

위태롭게 매달린 녀석도 보인다.

 

문득 우리네 인생도

플라타너스 잎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서로 푸르름을 더하여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따뜻한 햇살을 함께 받으며

살랑살랑 바람에 함께 춤추기도 했다.

세찬 비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힘겨움을 함께 이겨내기도 하고

뜨거운 햇빛을 고스란히 받으며

기나긴 여름을 견뎌냈다.

좋은 날도 굳은 날도 함께 해쳐왔다.

각자 떨어지는 시기는 다르지만

결국에는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나무에 달린 플라타너스 잎은

얼룩덜룩하다.

 

초록색, 갈색,

그리고 사이이의 히끄무리한색,

언제 낙엽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나무에서의 오늘을 산다.

 

그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위대함을 발견한다.

 

-by 독(讀) 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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