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후집 116~120

​채근담 후집 116~120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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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바람. 달. 화초 버들 같은 경물이 없으면 천지의 조화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욕망과 기호 같은 인간의 속성이 없으면 본래의 마음은 갖추어지지 못한다. 다만 자신이 주체가 되어 사물을 움직이고 사물에 부림을 당하지 않는다면, 기호와 욕망도 천기(天機) 아닌 것이 없으며, 속세의 정도 이상적인 경지 아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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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내 몸에 나아가 나 자신을 깨닫는 사람이라야 만물을 만물에 맡길 수 있으며, 천하를 천하에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이라야 속세에 있으면서도 속세를 초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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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사람은 너무 한가하면 슬그머니 딴 생각이 생기고, 너무 바쁘면 본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선비는 몸과 마음에 근심을 지니지 않을 수 없으며 또한 청풍명월의 정취를 즐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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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사람의 마음은 대체로 동요하는 가운데 참 본질을 잃는다. 만약의 잡념도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맑은 상태에서 고요히 앉아 있으면, 구름이 피어오르면 유연히 함께 흘러가고, 비가 내리면 서늘히 더불어 상쾌해지며, 새 지저귀면 그 소리에 즐거이 느끼는 바가 있고, 꽃이 지면 그 모습에 초연히 깨닫는 바가 있다. 이러한 경지에 이르면, 어느 곳인들 진리의 세계가 아니겠으며, 어느 것엔들 오묘한 이치가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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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아기가 태어나려 할 때는 어머니가 수시로 산고의 위험을 겪고, 돈 꾸러미가 쌓여갈 때는 도적들이 수시로 틈을 노리니, 어느 기쁨인들 근심이 없을 수 있겠는가? 가난은 씀씀이를 절약하게 만들고 병환은 몸을 아끼게 만드니, 어느 근심인들 기쁨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은 일이 잘되고 안됨을 매한가지로 보아 슬픔과 기쁨을 모두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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