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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생각>/소소한일상-2020년

주부의 일상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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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일상이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선다.

마스크를 벗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가족들과 얼굴 마주 보며

인사하는 것은 뒷전이다.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주방에 간다.

냉장고를 열고

구석 구석 살핀다.

 

콩나물과 시금치를 발견한다.

나물을 무치기 위해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리고

콩나물과 시금치를 삶아서

반찬을 준비한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밥을 먹기 위한 준비하는 시간은 길다.

막상 식탁 위에 놓인 반찬을 보면 "에게? 이거 하려고 시간과 공이 들인 거야?"라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

급하게 밥을 차리고 배고픔에 허겁지겁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자마자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한다.

한숨 돌릴 시간이 빠듯하다. 주부의 집안일은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설거지를 끝내면 다음날 아침밥을 짓는다. 밥통에 쌀을 안치고 국도 끓여둔다.

 

 

 

 

'휴~이제 끝인가?'

하는 사이, 저녁 준비 전에 돌려놓은 세탁기에서 띵똥 띵똥 종료 음을 쏟아낸다.

"아~ 맞다, 빨래"

그제야 소파에서 리모컨을 돌려대는 남편을 발견한다.

 

"여보~ 세탁기에 빨래 좀 꺼내줘"​

남편은 마지못해? 세탁물을 꺼내 건조대에 널기 시작한다.

 

 

 

나는 그사이 밤 운동 나갈 준비로 옷을 갈아입는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앉아만 있으니 건강관리를 위해 1시간이라도 걸어야 한다.

집을 나서는데 남편 왈

"오렌지 좀 까줘~"

마스크까지 완벽하게 착용하고 나갈 찰나 남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 안돼, 운동 빨리 갔다 와야지~"

쌩하니 집을 나선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TV는 혼자 떠들어대고 남편은 소파에서 쪽잠을 자고 있다.

"편하게 들어가 자~"

 

깨워보니 표정이 별로 좋지 않다. 그제서야 운동 가지전에 한 말이 떠오른다.

"오렌지 까줘~~~줘~~~"

 

흠....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오렌지를 먹고 싶어서 라기 보다, 하루 종일 피곤함에 대해 보상과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이겠지.'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애써 왜면했던 것에 미안한 생각이 든다.

비 내리는 날, 비속을 달리며 일할 남편을 생각하며 '오늘은 꼭 오렌지 까줄게~' 미소를 보내본다.

 

-by 독(讀)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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