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뜬다.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 음악으로 하루를 연다. 한 잔의 커피를 준비하고 책을 펼치니 마음이 여유롭다.
'나에게도 이런 행복의 순간과 시간이 주어지다니
꿈만 같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겨라. 이런 순간의 연속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
세상 살이가 이렇게 행복한 순간만 주어지지도 않지만 이런 순간만 이어진다고 행복할까? '좋은 것도 한두 번이지'라는 말을 떠올려보면 그렇지 않을 것이란 현타가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은 행복하다.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갈구하고 원했다. 책만 읽는 하루, 지금의 하루는 나에게는 완벽하다.
20대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결혼과 함께 잠시 육아에 전념했지만 그도 잠시 다시 사회로 나가서 밥벌이를 시작했다. 30대가 지나고 40대도 눈 깜짝할 사이 지나고 어느덧 40대의 끝자락이다.
사회생활을 한 횟수를 손꼽아본다. 장기 근무한 직장 생활만 모아도 23년이란 세월이 나온다. 단기 근무까지 합치면 그 이상이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나름의 보람도 있었지만 살기 위한 발버둥에 마음이 짠하다.
낮은 임금으로 먹고사는 데 소비해 버린 월급은 허무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의 노력도 없었다면 더 힘든 삶이었겠지? 위로해본다.
청춘을 지나 중년으로 접어들었다. 지나고 보니 순식간이다.
세월이 더디 간다며 지루해 하던 10대가 지나고,
세상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던 20대의 추억도 아련하다. 엄마가 된 새로운 경험인 출산과 육아, 가정을 꾸려가기 위해 아등바등 한 30대의 요동이 느껴진다.
40대에 들어서 삶의 소중함과 중요함을 하나씩 알아간다. 마음의 여유도 자리 잡는다. 그런가 싶더니 몸의 건강 신호에 정신이 번쩍 든다.
스스로 물을 던진다. 잘 살아왔나?
공자께서는 40살에 미혹됨이 없게 되었고 50살에 하늘의 뜻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는 세계관을 확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됨이 없게 되었고,
쉰 살에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되었으며,
예순 살에는 무슨 일이든 듣는 대로 순조롭게 이해했고,
일흔 살에는 가는 대로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논어 2편-위정> -공자
이제 곧 50살이 눈앞이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움찔한다. '벌써?'라는 말이 앞선다.
잘 살아왔나? 잘 살고 있나? 젊은 시절 아니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잘 살수 있을까?
'그렇다'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인생이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살아지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책을 보다 잠시 지나온 세월의 끝자락을 잡고 잠시 끄적였다.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끄적이기 시작했다. 바쁘게 살다가 문득 찾아온 여유는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서 다행이다.
조용한 음악이 빗소리와 어우러진다.
-by 독(讀)한 여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75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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