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해 준비된 공간-백지
글쓰기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는 일이다. 책을 읽을 때는 무엇이든 쓸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쉬워 보인다. 막상 백지를 마주하면 깜빡이는 커서를 두렵다. 손가락은 마취라도 된 듯 감각을 잃는다.
백지를 대하기 전에는 날개를 단 것처럼 자유롭던 생각은 다 어디로 꽁꽁 숨었을까?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쓰레기 같은 글을 쓰자고 생각하지만 그마저도 자유롭지 않다. 다시 백지를 마주한다.
커서는 조용히 깜빡이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냥 써야 한다. 잘 쓰려고도 하지 말고 영감이 올 때를 기다리지도 말고 그저 흐름에 맡겨야 한다. 유치해도 좋다. 앞뒤가 맞지 않아도 좋다. 백지에 흰 글자를 하나씩 나열하면 된다. 그렇게 한 줄 한 줄 채우면 그것은 글이 된다.
잘 쓰고 못쓰고는 그 후의 일이다. 그냥 쓰는 연습을 하면 된다. 스스로 이렇게 말해본다.
"그냥 써보는 거야"
"잘 쓰려고 시작한 게 아니잖아?"
"일상이든 일기든 생각이든 좋은 글이든 마음대로 자유롭게 쓰면 되지"
전문적인 글쓰기가 아니라면 자유롭게 접근해야 한다. 글쓰기는 스스로 자신을 가두기에 더 쉽지 않다. 백지는 무한한 가능성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백지는
"나는 당신의 말을 들을준비가 되어 있습니다."라며
넓은 공간을 내어준다.
쓰기는 쓰기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쓰기를 반복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백지의 공포를 표현의 공간으로 바꿔보자. 마음껏 쏟아낸 후 공개할 것인지 비공개로 할 것인지는 결정하면 된다. 미리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일단 쓰는 거다. "
-by 독(讀)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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