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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 -황견 엮음
의심하지 말게나
-두보
사내아이로 태어나 이룬 것이 없이
머리만 새하얘지고,
이빨마져 빠지려 하니
참으로 딱하네
삼대례부(三大禮賦)지어
봉래궁에 바쳤던 일 생각해 보니,
스스로 괴이쩍네, 하루 아침에
명성 번쩍 빛났던 일,
집현전의 학사들
담장처럼 둘러싸고,
내 글 짓는 것
중서당에서 살펴보았었네.
지난날에는 문장 훌륭하여
임금님 감동시켰건만,
오늘날은 주리고 헐벗은 채
길가를 종종걸음치네.
늘그막에 얕은 우정이나마
젊은 그대에게 맡기려는데,
바로 앞에서는 마음 주나
얼굴 돌리면 비웃네.
내 말하여 알리건대
많고 많은 세상 사람들이여!
좋아하고 싫어함 다투지 않음을
의심하지 말아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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