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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부, 모든 사람에게 일을 맡겨라.)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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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2부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모든 사람에게 일을 맡겨라


옛날 어진 임금들은 사람을 쓰는 데 있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지혜가 있었다.

 

눈이 먼 소경은 음악을 연주하게 하였고 절름발이는 대궐문을 지키게 하였고 고자는 후궁의 처소를 출입게하였고, 꼽추, 불구자, 허약하여 쓸모없는 사람이라도 적당한 곳에 적절하게 용무를 맡겼다.

 

그러니 이 점에 대하여 항상 연구하도록 하여라. 집에 사내종이 있는데도 너희는 항상 말하길 힘이 약해서 힘드는 일을 시키지 못한다 하였는데,

 

이는 너희들이 난쟁이에게 산을 뽑아내라는 식의 가당치 않은 일을 맡기고 있기 때문에 힘이 약하다고 걱정하는 것이다.

집안일을 처리해나가는 방법으로 위로는 주인어른 내외부터 남자 여자 어른 아이 형제 동서에 이르기까지, 아래로는 사내. 계집종, 어린애까지 무릇 5세 이상은 각자 할일을 나누어주어 한 순간이라도 놀지 않게 하면 가난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장기에 유배가 있을 때 주인 성(成)모씨는 겨우 다섯살 된 어린 손녀에게 뜰에 앉아 소리를 질러 병아리를 물고 가는 솔개를 쫓게 하였고,

 

일곱살자리에게는 긴 막대를 손에 들려 참새떼를 쫓게 하였다. 이처럼 한솥밥을 먹는 모든 식구들에게 작자의 임무를 맡도록 하였으니 이 점은 본받을 만한다.

늙은 할아버지는 칡으로 노끈이라도 꼬고 늙은 할머니는 이웃집에 마실 갈 때도 실꾸리를 들고 실 뽑는 일을 놓지 않는 그런 집안은 반드시 먹을 게 충분하게 마련이고 가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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