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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제사상은 법도에 맞게 차려야 한다.)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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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제사상은 법도에 맞게 차려야 한다

 

​​ 寄兩兒


 

여기 [제례고정(祭禮考定]* 이라는 책 한 권 보내는데 이것이야말로 내 평생의 뜻이 담긴 책이다.

 

태뢰(太牢)와 소뢰(少牢)라는 것을 세상사람들은 오직 소 한마리, 양 한마리, 돼지 한마리와 크고 작은 제기(祭器)의 차례로만 알지, 하늘의 뜻과 땅의 조화는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

 

옛사람들이 잔치를 베풀고 제사를 지낼 때는 다 등급이 있어 태뢰 소뢰 특생(特牲) 특돈(特豚) 일정(一鼎) 포해(脯醢)등 여섯가지 중에 가려서 사용했으며,

 

채소 하나 과일 하나라도 더하거나 빠뜨릴 수 없었다. 옛 임금들의 법과 제도가 엄격하고 세밀했던 점 또한 그와 같았느니라.

태뢰라는 것은 천자(千字)나 제후(諸侯)가 사용하는 물건이다. 그런데 요즈음 순시에 나선 감사(監司)를 대접하는 것을 보면 음식이나 그릇 수가 태뢰의 다섯배는 될 것이다.

 

옛날에 음식이 흘러넘치고 주색잡기에 계속 빠져 있으면 불행이 가까워온다고 했으니 요즘 벼슬아치들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제례(祭禮)에 관한 이 책은 단지 제사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이것은 서울사람이나 시골사람 할 것 없이 사객(使客)접대할 때, 혼인할 때, 회갑연을 베풀 때 등 모든 잔치음식을 차릴 때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것이니, 이것을 본받아 잘 지켜 분수에 넘지 않도록 한다면 세상의 교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몇년 전에만 완성했더라도 우리 선왕(정조)께 올려 전국에서 고루 시행될 수 있게 했을 텐데, 책을 이루고 나니 슬퍼 나도 모르게 흐느끼게 되는구나.

 

제례고정: 다산이 1808년 완성한 책으로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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