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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사기]와[예기] 읽는법)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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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사기]와[예기] 읽는법


 

네가 지금도 [사기]를 읽고 있다니 그런대로 괜찮은 일이다. 옛날에 고정림(顧亭林)*이 [사기]를 읽을 때 [번기(本紀)]나 [열전(列傳)]편을 읽으면서는 손대지 않은 듯 대충 읽고 [연표(年表)]나 [월표(月表)]편을 읽으면서는 손때가 까맣게 묻었다고 했는데, 그런 방법이 제대로 역사책 읽는 법이다.

 

[기년아람(紀年兒覽)][대사기(大事記)]* [역대연표(歷代年表)]*와 같은 책에서는 반드시 범례(凡例)를 상세히 읽어보아라.

 

[국조보검(國朝寶鑑)]에서 뽑아 연표를 만들어 중국의 연호(年號)와 여러 나라의 임금들이 왕위에 오른 햇수를 자세히 고찰하여 책으로 만들어놓고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일이나 선조들의 일에 있어서 그 큰 줄거리를 알 수 있어 시대의 앞뒤를 구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편지가 아직도 고리짝 속에 남아 있는지? 없어지진 않았는지 걱정이다.

 

혹 남아 있다면 그 가운데서 자잘한 일상의 일들은 모두 삭제하고 훈계해주신 이야기와 그립게 생각해주셨던 말들을 모아 그 시기별로 안배하여 추려서 한권의 책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이곳에 있어 직접 만들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기만 하구나.

 

[사기]를 다 읽으면서 [예기]를 읽도록 하여라. [예기] 49편은 한군데도 버릴 곳이 없다.

 

특히 그중에서도 [단궁(檀弓)] [문세왕자(文王世子)] [예기(禮器)] [내칙(內則)] [명당위(明堂位) [대전(大傳) [학기(學記)][악기(樂記) [제법(祭法)] [제의(祭義][애문공(哀公門)]으로부터 [방기(放記)] [표기(表記) [치의(緇衣)] [문상(問喪)] [삼년문(三年問)] [유행(儒行)][관의(冠義)] 이하 7편은 모두 읽어야 한다.

 

다 읽고 나서 다시 [곡례(曲禮)]등 읽지 않은 데를 취하여 상세히 의리를 연구하고 사물의 이름을 세밀히 분석하여 한번 다 읽은 뒤 다시 시작해서 추분하게 의미를 알아내면 된다. 이 정도를 읽어야 [예기]를 유감없이 읽었다 할 수 있다.

 

*고정림: 중국 청나라 초기의 고증학자 고염무(顧炎武)

 

*대사기: 중국 송나라 때 여조겸(呂祖謙)이 지은 역사책 12권.

 

*역대연표: [사기]에 나오는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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