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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8년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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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얼룩과 금이 간 천장, 박살 난 도시와 녹이 스는 조선소를 멀리 떠나서는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환경을 늘 의식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수는 없다. 따라서 결국 그럴 여유가 있는 만큼만 환경을 의식하게 된다.


 

스토아학파 철학자나 제네바 호숫가의 성베르나르의 태도를 본받아, 궁극적으로 건물이 어떤 모양인지, 천장에 무엇이 있는지, 벽을 어떻게 처리하든지 별 상관이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런 거리감의 고백은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움이 부재하는 곳에 우리 자신을 완전히 열었을 때 마주하게 될 슬픔을 비껴가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다.

 





-건축의 의미에 대한 믿음은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는 관념을 전제로 한다. 여기에서 우리의 이상적인 모습을 우리 자신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 건축의 과제라는 신념이 생긴다.






-본질적으로 디자인과 건축 작품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그 내부나 주변과 가장 어울리는 생활이다. 이 작품들은 그 거주자들에게 장려하고 또 유지하려고 하는 분위기에 관해서 말한다.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고 기계적인 방식으로 우리를 도우면서도 동시에 우리에게 특정한 종류의 사람이 되라고 권유를 한다.

행복의 전망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따라서 어떤 건축이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것에 단순히 미학적으로 좋다는 뜻 이상이다. 그것은 그 구조물이 지붕, 문 손잡이, 창틀, 층계, 가구를 통해서 장려하고자 하는 특정한 생활방식의 매력을 내포한다. 아름답다는 느낌은 생활이라는 우리의 관념이 물질적으로 표현되었을 때에야 얻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건축이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것이 어떤 개인적이고 신비한 시각적 선호에 거슬렸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하는 올바른 존재감각과 갈등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건축이 어울리느냐에 두고 벌이는 전쟁이 종종 심각해지고 살벌해지는 것이다.

토론의 초점을 단순히 시각적인 것으로부터 건축물이 장려하는 가치로 옮겨갈 때 유리한 점은 건축 작품의 겉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다 룰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 관념, 정치적 의제에 한한 더 폭넓은 토론을 할 때와 마찬가지이다.

무엇이 아름다운가에 관한 논쟁은 무엇이 지혜롭거나 옳은가에 관한 논쟁보다 해결이 더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더 어렵지도 않다. 우리는 법적 입장이나 윤리적 태도를 방어하거나 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의 개념을 방어하거나 공격할 수 있다.

우리는 어느 건축물이 우리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기초하여 왜 그 건축물이 바람직하거나 불쾌하다고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또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

이야기하는 건축이라는 개념 덕분에 우리는 단지 우리가 좋아하는 겉모습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에서 벗어나, 우리가 지키며 살고 싶은 가치의 문제를 건축적 난제의 핵심으로 끌고 들어올 수 있다.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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