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느닷없는 큰 망치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병이 된 사람이 있었답니다.
작은 소리조차 옹통 꺼려, 약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군요.
한 의원이 병자를 밖에 앉아 있게 하고는 별안간 큰 망치소리를 내서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게 해놓고서, 연거푸 백번 천번 그 소리를 냈더니 병이 깨끗이 나았다고 합니다.
이제 다시 한 번 모여 시골사람이 병통을 낫게 해주고 싶지만,
힘이 빠져 떨쳐 일어날 수 없는 것이 몹시 유감입니다.
한 끼 밥에 살이 찌고, 한 끼 밥에 비쩍 마른다면 사람들이 이를 천히 여기는 법이지요.
사군자가 서로 모여 강학하는데, 우연히 한 미친 간사한 자가 말을 꾸며 헐뜯었다 하여 마치 땅이 꺼질 듯 마음이 허물어진다면 어찌 진보하여 큰 그릇이 되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대저 일이란 스스로 돌이켜 허물을 물리칠 것도 있고, 뜻을 다잡아 굽히지 않을 것도 있는 법입니다.
[만계에게 답함]
느닷없는 한 차례의 망치소리에 놀라 생긴 병은 백번 천번 거듭 들려주면 쉽게 낫는다.
공부하는 사람이 뜬금없는 비방에 놀라 주눅들고 우축된다면, 망치소리 듣고 무서워 병난 자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잘못이 있으면 스스로 돌아보아 과감히 고칠 일이요, 떳떳하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굳세게 지켜 밀고나갈 뿐이다.
다산은 병자의 비유를 들어, 유언비어를 듣고 전전긍긍하던 만계의 불안감을 단숨에 풀어주었다.
한 마디의 말로 미혹을 걷어내고, 한 차례의 일깨움으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해주는 것, 이런 것이 바로 다산의 제시경발법이다. 다산의 문집에는 다른 사람에게 주는 증언(贈言)이 아주 많다.
누가 찾아와 무슨 부탁을 하거나 어떤 대화를 나누고 나서 그에게 해줄 충고를 말이 아닌 글로 써준 것이다. 이 또한 제시경발의 좋은 예다.
*제시경발(提嘶警發): 이끌어 일깨우고 경계하여 깨닫게 하는 것이다.
제시提嘶는 붙들고 하나하나 일개워줌을 말한다. 경발警發은 깨우쳐 오성(悟性)을 열어주는 것이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中 -정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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