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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모름지기 맹금(猛禽),
맹수나 사나운 도적 같은 기상을 지녀야 합니다.
이 거친 기운을 교정하여 순치시켜 법도에 맞게 하면
그제야 쓸모 있는 존재가 되지요.
어질고 착하기만 한 자는
단지 제 몸을 선하게 하는 데 만족할 뿐입니다.
이중에 한두 가지 말할 만한 것이 있는 자의 경우도,
그 학문은 굽은 길로는 들어가지 않고 지름길로만 가려고 합니다.
[주역]에 있어서는 [주역사전]만 알고,
[서경]에 있어서는 [매씨평]만 알 뿐입니다.
그 나머지도 모두 그러합니다.
대저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얻어,
비록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만고에 처음 나온 주장도
모두 심상하게 여겨 저절로 된 것으로 생각하니,
피부로 스며듦이 깊지 않은 까닭입니다.
비유하자면 귀가집의 자제들이
나면서부터 고량진미(膏粱珍味)에 배가 불러,
꿩고기나 곰발바닥 같은 진귀한 음식조차
예사로 여기는 격이지요.
그 결과 걸인이나 줆주린 사람이
마치 목마른 말이 시냇가로 내닫듯 하는 기상으로
허겁지겁 먹어대는 것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 너무 쉽사리 내던져버리고,
제 선생이 가르쳐준 것마저도 모두 으레 그러려니 합니다.
심지어는 이를 괴롭게 여겨 진부한 말로 여기기까지 하니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중씨께 올림]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中 -정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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