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채근담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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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상대방의 단점은 간곡하게 덮어 주어야 한다. 만약 상대방의 단점을 들추어 내어 널리 알린다면 이것은 자신의 단점으로 상대방의 단점을 공격하는 것이다. 성질이 검질기고 고집스런 사람은 잘 타일러 계발시켜 주어야 한다. 만일 상대방에게 화를 내고 미워한다면 이것은 자신의 완악함으로 상대방의 완악함을 조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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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음침하고 말이 없는 사람을 대할 때에는 스스럼없이 흉금을 털어놓아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속마음을 알기 어려운 까닭이다. 성 잘 내고 잘난 척 하는 사람을 대할 때에는 말을 삼가야 한다. 주고 받은 말을 누설하여 해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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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마음이 혼란하고 산만할 때는 자신을 잘 일깨울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긴장되고 경직되었을 때는 탁 풀어 놓을 줄 알아야 하니, 그렇지 않으면 어리석고 혼미한 병폐는 없어질지 모르나 뒤숭숭하고 어수선한 혼란이 또다시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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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푸른 하늘도 갑자기 변하여 천둥번개가 치고,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다가도 갑자기 변하여 맑은 하늘에 밝은 달이 떠오른다. 대자연의 변화가 언제 조금이라도 멈춘 적이 있으며, 천체의 운행이 언제 조금이라도 막힌 적이 있었는가? 사람은 본 마음 또한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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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사리사욕을 이겨 제어하는 일에 대해, 어떤 사람은 사리사욕의 실체를 빨리 알지 않으면 의지대로 제어하기가 십지 않을 것이라 하고, 어떤 이는 사리사욕의 실체를 간파했더라도 그것을 찾아내어 제어할 수 있는 의지가 없다면 안 된다고 한다. 앎이란 사리사욕의 실체를 분명히 비출 수 있는 밝은 구슬이며, 의지는 사리사욕을 끊어 버릴 수 있는 보검이니, 이 두 가지 것은 모두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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