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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중용> - 제20장 , 성실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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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제20장

성실함에 관하여



이 장에서는 공자의 말을 인용함으로써'순임금고 문왕, 무왕, 주공의일을 계승하여 그들이 전해 준 가르침이 일치됨을 밝히고 있다.


1
애공이 정치에 대하여 물었다.





2
공자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문왕과 무왕의 정치는 책에 기술되어 있다.
걸맞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정치가 흉성하게 될 것이고 걸맞는 사람들이 없으면 그 정치는 사그러들 것이다.




3
사람의 도는 정치를 통해서 금방 드러나고 땅의 도는 나무를 통해서 금방 드러난다.
무릇 정치라고 하는 것은 부들과 갈대가 순식간에 자라듯이 금방 드러난다.1

1. 주희는 포로를 심괄의 견해를 받아들여 갈대라고 보지만, 정약용은 정현의 설을 받아들여 나나니벌이라고 해석한다. 주희가 갈대라고 본 이유는 그 영향력이 빨리 드러난다는 측면에서 갈대처럼 빨리 자라는 식물을 비유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정약용은 앞 구절과 이것을 연결시키지 않고 오히려 뒷구절과 연결시킨다.
따라서 나나니벌이 있을 때는 애벌레가 탈바꿈하여 벌새끼가 생기고 나나니벌이 떠나가 버리면 애벌레가 탈바꿈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에서 의미를 빌어왔다고 본다.
그러므로 걸맞는 사람이 있으면 정치가 거행되나 걸맞는 사람이 없으면 정치가 거행되지 않음을 비유해서 사용했다고 본다.​




4
그러므로 정치의 성패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자신을 닦은 정도로 사람을 등용하고 도로 자신을 닦으며 인자함으로 도를 닦는다.




​5
인자함은 사람의 기본적인 특징이니 그 중에서 친족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크다.
의로움이란 마땅함이나 그 중에서 현명한 이를 높이는 것이 가장 크다.​
친족을 사랑하는 정도의 차이2와 현명한 사람을 높이는 등급의 차이3에서 예가 나온다.

2. 상복을 입는 것과 상을 지내는 기간에서의 차이를 부모님으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줄여 가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차등을 두는 것으로서 살아 있는 혈족을 섬기는 것과 돌아가신 분을 애도하는 데 일에 따라 각기 알맞는 법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3. 재후, 공경, 대부의 지위에 따라서​ 수레나 의복 등등을 구분하는 것을 말한다.




6
​낮은 직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에게 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백성을 다스릴 수 없다.




7
그러므로 군자는 몸을 닦지 않을 수 없다. 몸을 닦으려면 부모님을 섬기지 않을 수 없다.
부모님을 섬기려면 사람의 도를 몰라서는 안된다.
사람의 도를 알려면 하늘의 이치를 몰라서는 안 된다."




8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는 다섯 가지이고, 그것을 행하는 방법은 세가지이다.
즉 군신.부자.부부.형제.친구간의 사귐. 이 다섯 가지가 천하에 두루 통하는 보편적인 도이다.
그리고 지혜로움과 인자함. 용맹스러움 이 세 가지가 천하에 두루 통하는 보편적인 덕이다.
그러나 이것을 행하게 하는 방법은 한 가지이다.4

4. 이것은 아버지와​ 아들간에는 친함이 있고, 임금과 신하간에는 의리가 있으며, 부부간에는 분별이 있고,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순서가 있고, 친구간에는 신의가 있다는 오륜을 말한다.
지혜로 이것을 알게 되고 인자함으로 이것을 체득하게 되고 용맹함으로 이것에 힘쓰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라고 한 것은 성실함으로써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




9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기도 하며 어떤사람은 고심해서야 알기도 하지만 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어떤 사람은 마음에 걸림이 없이 편안하게 행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할 때만 행하고 어떤 사람은 힘써 열심히 행한다. 그러나 결과를 성취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5

5. 주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앎의 대상과 행위 대상은 모두 사람이 통달해야 할 도이다. 나누어서 말한다면 알게 되는 것은 지혜 때문이고 행하게 되는 것은 인자함 때문이며 결과를 성취​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고 한 것은 용맹함 때문이다. 등급을 나누어서 말한다면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것과 편안하게 행동함은 지혜이고, 배워서 아는 것과 이롭다고 생각하면 행하는 것은 인자함이며, 고심해서야 아는 것과 힘써 행하는 것은 용맹함이 된다.




10
공자가 말하였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지혜로움에 가깝고, 힘써 행하는 것은 인자함에 가까우며,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용맹함에 가깝다.




11
이 세가지를 알면 몸을 닦는 방법을 알 것이고, 몸을 닦는 방법을 알면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 것이다.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면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 것이다."6

6. 주희는 이 단락을 위 글에서 말한 '자신을 닦음'의 뜻으로 결론짓고 뒤에 나오는 아홉 가지 변치 않는 도리의 단서를 열었다고 한다.




12
무릇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데에 아홉 가지 변치 않는 도리가 있다.
그것은 몸을 닦음과 현명한 사람을 높임. 친족을 사랑함. 훌륭한 신하를 공경함. 여러 신하들을 자신의 몸과 같이 여김. 일반 백성들을 자식과 같이 생각함. 많은 기술자들을 자신의 나라로 오도록 함.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회유함. 제후들을 잘 포용함이다.7

7. 아홉 가지 변치 않는 도리간의 순서를 여대림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천하 국가의 근본은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몸을 닦음​을 아홉가지 변치 않는 도리의 근본으로 삼았다. 그러나 반드시 스승을 친애하고 벗을 사귄 뒤에 몸을 닦는 도가 진전되므로 '현명한 사람을 높임'을 그 다음에 두었다.
도의 진전은 집안보다 먼저인 곳이 없다. 그러므로 '친족을 사랑함'이 그 다음이다.
조정에서 국가에 이르므로 '훌륭한 신하를 공경함'. '여러 신하들을 자신의 몸과 같이 여김.' '일반 백성들을 자신과 같이 생각함.' '많은 기술자들을 자신의 나라로 오도록 함'이 그 다음이다.
그리고 나라에서 천하에 이르므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잊지 않음'과 '제후들을 잘 포용함'이 그 다음이다."​




13
몸을 닦으면 도가 확립되고, 현명한 사람을 높이면 의혹에 빠지지 않게 되고 친족을 잘 대해 주면 여러 친척 어른들과 형제들이 원망하지 않으며, 훌륭한 신하를 공경하면 멍청한 짓을 저지르지 않는다. 여러 신하들을 자신의 몸과 같이 여기면 선비들이 그에 보답하는 예가 두텁게 되며, 일반 백성들을 자식과 같이 여긴다면 백성들이 따를 것이며, 많은 기술자들이 오게 되면 국고가 풍족해지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잊지 않으면 사방에서 그에게로 귀의할 것이며, 재후들을 잘 포용하면 천하가 그를 두려워할 것이다.




14
마음을 바르고 밝게 하고 엄숙하게 옷을 차려 입고서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몸을 닦는 방법이다. 아첨하는 사람을 물리치고 낯빛을 꾸미는 사람을 멀리하며 재물을 가볍게 보고 덕을 소중하게 생각함은 현명한 사람을 장려하는 방법이다.
직위를 존중해주고 녹을 후하게 주며,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은 친족을 친애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하급 관료들을 많이 채용하여 마음대로 부리도록 하는 것은 대신을 장려하는 방법이다.
충심으로 믿고 녹을 후하게 주는 것은 선비를 장려하는 방법이다.
때에 맞게 사람들을 부리고8 세금을 적게 거두는 것은 백성을 격려하는 방법이다.
날마다 살피고 달마다 시험해 보아 곳간의 쌀과 녹을 보관하는 창고가 자신이 한일에 맞게 채워지도록 하는 것은 모든 기술자들을 장려하는 방법이다.
떠나는 자를 보내고 오는 자를 맞으며 어진 사람을 후하게 대접해 주고 능력이 모자란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을 회유하는 방법이다.​
대가 끊어진 집안을 이어나가게 해 주고, 황폐한 나라를 일으키며, 반란을 다스리고 위기를 견대내며, 적절한 때에 조회하고 초빙하며, 가는 사람들에게는 후하게 대해주고 오는 사람에게는 세금을 적게 거두는 것을 제후들을 잘 포용하는 방법이다.9

8. 때에 맞게 사람을 부린다는 말에 대하여 우리는 당시가 농경사회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즉 농사가 당시 백성들의 생계수단이었으므로 농사철을 잘 살펴서 농한기에 백성들을 부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군대의 의무나 성이나 다리를 축조하는 등 건축사업을 할 때 필요한 인력을 백성에게 차출한다. 따라서 이러한 국가적인 일을 될 수 있는 한 백성들의 생계에 지장이 없는 한도에서 부려야 백성들이 불만이 없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9. 이것은 구경의 일이다.




​15
무릇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데에는 아홉 가지 변치 않는 도리가 있다.
그런데 그것을 행하게 하는 방법은 하나이다.10

10.여기서 하나란 성실함이다. 조금이라도 성실하지 않음이 있으면 아홉 가지는 모두 텅 빈 형식일 뿐이다라고 주희는 말하였다.




16
모든 일은 미리 대배하면 이루어지고,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폐기되어 버린다.
즉 말이 미리 결정되어 있으면 착오가 생기지 않고, 일이 미리 결정되어 있으면 도중에 곤경에 빠지지 않고, 행동이 미리 결정되어 있으면 후회할 일이 없어지고, 도가 미리 결정되어 있으면 궁지에 빠지지 않는다.11

11. 여기서 말한 모든 일이란 모든 사람에게 두루 통하는 도와 모든 사람에게 두루 통하는 덕과 아홉 가지의 변치 않는 도리를 의미한다.




17
아래 직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에게 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백성들을 다스릴 수 없는 것이다.
윗사람에게 신임을 받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친구​들에게 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윗사람에게 신임을 받지 못할 것이다.
친구들에게 신임을 받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부모님을 따르지 않는다면 친구들의 신임을 받지 못할 것이다. 부모님을 따르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자신을 돌이켜 보아 성실하지 않으면 부모님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성실하게 하는 데 방법이 있으니 선을 밝히지 않는다면 자신을 성실하게 할 수 없다.




18
성실함은 하늘의 도이며 성실해지려고 함은 사람의 도이다. 성실한 사람은 힘쓰지 않아도 딱 들어맞고 생각하지 않고도 파악할 수 없어서 차분하게 도에 맞으니 성신이다. 성실해지려고 하는 사람은 선한 것을 택해서 굳게 그것을 잡는 사람이다.12

12. 주희는 성실함과 성실해지려고 함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성실함은 진실하여 제멋대로 함이 없는 것으로 하늘의 이치의 본래 그런 상태를 말하고, 성실해지려고 함은 진실하여 제멋대로 함이 없는 상태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진실하여 제멋대로 함이 없는 상태에 이르고자 함이니 사람들이 행해야 할 당연함을 말한다.




19
(성실해 지려고 하는 사람은) 폭넓게 배우고, 자세하게 묻고, 순중하게 생각하며, 분명하게 변별하고, 돈독하게 행하여야 한다.13

13.주희는 이 구절을 성실해지려고 하는 것의 조목으로 보고 다음과 같이 나누어서 설명하였다.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변별하는 것은 선을 택하는 방법으로 지혜에 해당하며 배워서 아는 것에 해당된다. 돈독하게 행함은 확고하게 잡는 방법으로 인자함에 해당하며 이롭다고 여겨 행하는 것에 해당된다.




20
배우지 못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배울 바엔 능숙해지지 않고서는 그치지 않는다.
질문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질문할 바엔 알게 될 때까지 질문을 그치지 않는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생각할 바엔 파악할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변별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변별할 바엔 분명해질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행하지 않을지언정 행할 바엔 독실해질 때까지 그치지 않는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은 한 번에 할 수 있지만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백번이라도 하고, 다른 사람은 열 번에 할 수 있지만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천 번이라도 한다.14

14. 이것은 고심해서야 아는 것이며 힘써 행하는 것이니 용맹함의 일이다.




21
과감히 이 도를 행할 수 있다면 어리석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명철해질 것이며, 유익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강인해질 것이다.15

15. 송대 성리학자 여대림은 이것과 연관하여 공부해야 하는 까닭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군자가 배우는 까닭은 기질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이다.
덕이 기질을 극복하면 어리석은 사람도 명철해질 수 있고 유약한 사람도 강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단지 자신이 부여받은 품성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이 당시 유학자들이 완강히 거부하는 태도였다. 따라서 이들은 항상 공부를 중요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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