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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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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제2부
율기(律己) 6조


2. 청렴한 마음[淸心]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이다. 욕심이 큰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공자는 "인자(仁者)는 인(仁)을 편안히 여기고, 지자(知者)는 인을 이롭게 여긴다"고 말했는데, 나는 "청렴한 자는 청렴함을 편안히 여기고, 지자는 청렴함을 이롭게 여긴다"고 하겠다.

무엇 때문인가? 사람들은 재물을 크게 욕심내지만, 재물보다 더욱 큰 것을 욕심내는 경우에는 재물을 버리고 취하지 않기도 한다. 비록 재물을 얻는 데 뜻을 둔다 하더라도 당연히 청렴한 관리가 되어야 한다.

무엇 때문인가? 늘 보면 지체와 문벌이 화려하고 재주와 덕망이 가득한 사람이 수백 꾸러미의 돈에 빠져 관직을 박탈당하고 귀양가서 10년이 지나도록 등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록 세력이 높고 때를 잘 만나 형벌을 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여론은 그 비루함에 침을 뱉으니 명망이 땅에 떨어질 것이다. 문신이 이렇게 되면 가장 영예로운 홍문관(弘文館)과 예문관(藝文館)의 벼슬이 얻지 못하게 되고, 무신이 이렇게 되면 장수가 되지 못한다.

지혜가 높고 사려가 깊은 사람은 욕심이 크므로 청렴한 관리가 되고, 지혜가 짧고 사려가 얕은 사람은 욕심이 작으므로 탐욕한 관리가 되는 것이니, 진실로 생각이 여기에 미친다면 청렴하지 않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송나라 농부가 밭갈이를 하다가 옥을 주워서 자한(子罕)에게 바쳤으나, 자한은 받지 않았다. 농부가 "이것은 농부들의 보배입니다. 바라옵건대 상공께서는 받아주시옵소서"라고 거듭 청하니, 자한이 "그대는 옥을 보배로 삼고, 나는 받지 않는 것을 보배로 삼으니, 만일 내가 그것을 받는다면 그대와 내가 모두 보배를 잃는 셈이네"라고 답하였다.

공의 휴(公儀休)가 노나라 재상이 되었는데, 어떤 사람이 물고기를 보내왔으나 받지 않았다. 그 사람이 "재상께서 물고기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사온데, 어찌하여 보내드린 물고기를 받지 않으십니까?"라고 물으니, 공의휴가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은 것이오. 이제 재상이 되어서 스스로 물고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는데, 지금 물고기를 받아서 도리어 면직이 되면 다시 누가 나에게 물고기를 주겠소? 그래서 내가 받지 않는 것이오"라고 대답하였다.


​<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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