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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마음속 글귀-2018년

끄적끄적-추억의 과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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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시절,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면 버스비로 떡볶이를 사 먹고 걸어가는 적이 허다했다. 도로는 아스팔트가 깔리기 전이라 버스라도 지나갈라치면 뿌연 먼지가 온몸을 뒤덮었다.


그래도 뭐가 그리 좋았던지 깔깔대며 신발주머니를 발로 툭툭하며 이야기를 꽃을 피우며 집으로 향했다.
가끔 먼지 나는 도로를 벗어나 강이 흐르는 둑으로 가곤 했다. 그곳으로 갈 때면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을 지났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로 귀가 즐거웠지만 그보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웃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사과가 주렁주렁 달리는 이맘때쯤이면 슬쩍 과수원으로 들렀다. 한창 수확을 하던 과수원 집 아저씨는 벌레 먹거나 썩은 사과를 한가득 내어주었다.

 

 

 



아저씨의 얼굴이며 목소리, 그 무엇도 기억나는 것이 없다. 가끔 가랑비가 내리면 비옷을 입고 있었고, 사과 궤짝에 사과를 담는 작업에 열중하던 모습만 남아있다.

이맘때쯤이면 과수원의 풍경과 흙냄새와 사과향기, 바닥의 부스럭거림이 감각을 자극한다. 과수원에 들렀다 나올 때면 온몸에 사과향이 가득했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낙엽을 밟으면 발아래 낙엽 향이 가득하여 그때의 촉수를 상기시킨다.

-by 독(讀)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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