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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8년

꽈배기의 맛 -최민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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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배기의 맛'이란 대체 무엇인가. 처음에는 설탕 맛과 겉은 바싹하고 속은 부드러운 맛으로 먹지만, 본질은 한번 맛보고 나면 다음부터는 '무슨 맛인지 모르고 계속 먹게 된다'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처음 꽈배기를 맛보면 '우와, 맛있다'라고 여기지만, 그때부터는 딱히 비판을 하거나, 딱히 건강 따위를 따져가지 않고, 그저 꽈배기가 눈에 띄면 '음, 꽈배기군' 하며 자연스레 사 먹게 되는 것이다. ​


그러니까, 처음에는 재미있는 소재와 매력적인 문제가 어필할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꽈배기처럼 어느 순간이 되면, '음. 꽈배기 에세이 군'하며 별 부담 없이, 만만하게 읽을 수 있도록 써내려 한다. 초고를 쓸 때는 뜨겁게 뛰긴 듯 열정적으로 쓰지만, 식고 나면 (즉, 초고를 써내고 나면) 적당량의 설탕만 뿌려 너무 달지 않게 하려 한다.

꽈배기에 설탕이 너무 많이 뿌려져 있으면 하나 더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듯, 한 편의 글 속에 너무 직설적인 표현과 공격적인 유머가 담겨 있으면 다음 글을 읽고 싶지 않아진다. 그래서 퇴고를 할 때 오히려 설탕을 좀 덜어내는 식이다. 꽈배기를 하나 더 먹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듯, 다음 글을 하나 더 읽고 싶게 하도록.



별 부담 없이 정해놓은 규칙과 선을 넘지 않으며, 꾸준히 쓴다. 그리고 지나치게 달달하거나 느끼하지 않게. 그러나 적당한 기름맛과 설탕 맛이 배게 쓴다. 내 경우 이런 집의 꽈배기는 길을 걷다 마주치면 언제나 반사적으로 '음. 꽈배기군'하며 사 먹는다. 독자들도 서점을 걷다가 내 책을 보면 '음. 꽈배기 에세이군'하며 집어 들길 바라며 말이다.


꽈배기의 맛   -최민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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