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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8년

카잔차키스의 편지 -엘레니 카잔차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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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중에서..
[내가 죽고 나면 당신은 나에 대한 책을 한 권 써야 해요..]
[아뇨, 아뇨, 아니에요! 그런 일은 재능이 뛰어난 작가가 맡아야 해요!]
[당신은 나에 대한 책을 써야 해요, 레노치카! 당신은 그 일을 해야 한다고요. 다른 사람들이 부정확한 얘기를 너무나 많이 할 테니까 말이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어요.!]
그 일을 맡지 않겠다고 나는 얼마나 다짐했던가요. 그런데 어떻게 되었나요?


만일 어느 날 밤 당신이 연필로 황급히 휘갈겨 쓴 짤막한 글을 휴지 더미 속에서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결코 그 일을 하지 않았을 터이며, 솔직히 얘기하자면 반쯤 가서 그 과업을 포기해 버렸을 것입니다. 그 글은 내가 써야 할 책의 줄거리를 대충 짜놓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이렇게 시험대에 오르고 말았습니다. 소설을 구성하는 일은 아닙니다. 그런 일이라면 나는 차라리 편한 마음으로 하겠습니다.


당신을 묘사하고, 당신을 쥐어 짜내고 마치 나비 한 마리를 핀으로 꽂아 놓듯이 황금 바늘로 당신을 꽂아 놓는다는 일을 하면서 나는 줄곧 하지 않겠다고 정합니다. 그 까닭은 내가 나비들을 사랑하기 때문이고, 붙잡히지 않으려고 반항하며 내 머리 위에서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들을 상상해 보는 일이 더 즐겁기 때문입니다.



 

 

 


나는 오늘 아침 슬픈 기분이 들어,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기 위해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석양이 질 무렵입니다. 나는 하루 종일 외출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영화에 대해서 무시 나코가 저술한 기막힌 책을 읽었습니다. 어떤 대목은 대단한 통찰력을 펼쳐 보여 주므로, 러시아에 머무는 동안 이 가장 현대적인 영혼의 표현을 더 깊이 파고들어야 되겠다고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빛과 그림자를 가지고 사람들과, 관념들과, 열정을 창조하기도 하고 없애 버리기도 하는 인간이 지닌 힘이 나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합니다. 그의 초탈한 머릿속에서 빛과 그림자로 비슷한 방법을 통해 세계를 창조한 붓다의 사상이 나를 사로잡습니다..


추상적인 관념을 단순하고도 명확한 영상으로 변형시키는 데 성공하는 것이 나의 커다란 포부입니다.  [오디세이아]는 영상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오디세우스의 눈은 암실 안에서 우주를 창조하는 appareil( 장치)입니다.
1928518일 키예프에서







나는 잘 지내고, 마음이 평온합니다. 무슨 상황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고독은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고, 내 활력은 침묵으로 인해서 다시금 새로워졌습니다.
1929221




나는 하루 종일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마치 영성체라도 받은 듯 입안이 순수하고 거룩해진 기분을 느낍니다. 나는 침묵보다 더 숭고한 것은 다시없으리라고 믿어요.
1929222





카잔차키스의 편지 -엘레니 카잔차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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