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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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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글귀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 지음

 


 

 

훌륭하다고 이름난 집안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명문가를 꿈꾸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명가가 되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철학과 원칙이 있어 보인다.

 

명문가 이야기는 한국의 명문가 15곳을 찾아 설명했다. 눈길을 사로잡는 명문가는 단연 최 부잣집 이야기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아는 명가가 최부짓집 밖에 없었단 말인가 아쉬움을 뒤로하며 책장을 펼친다. 그러다 결국 최 부짓집내용을 책속글귀로 옮긴다. 다시 봐도 훌륭한 기운이 느껴진다.

 

[한국의 명가 명택]

경주 최 부잣집

12대 만석꾼, 9대 진사를 배출한

조선 최고 부짓집의 철학과 경륜

부불삼대(富不三代), 곧 '부자가 3대를 넘기기 힘들다'란 말이 있다. 최근 들어 우르르 무너지는 재벌들을 보면서 옛 어른들이 남긴 이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100년은 유지될 줄 알았던 한국의 재벌들이 허망하게 넘어지고 부도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부자가 3대를 넘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세간사의 이치를 깨닫고 있다.

 

이루는 것도 빠르지만 망하는 것도 신속하다. 삼천리를 내려가는 백두대간의 유장한 산줄기처럼 3대를 넘어 오래가는 부자가 어디 없단 말인가! 그 유장한 부자를 보고 싶다.

 

최 부잣집의 여섯 가지 원칙

제가(齊家)철학

 

1.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2. 만석 이상을 모으지 말라.

3.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4. 흉년에 논 사지 말라.

5. 최씨 가문의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6.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최 부잣집의 육연(六然)

이라고 하는 수신(修身)의 가훈

 

1. 자처초연(自處超然):​​

스스로 초연하게 지내고,

 

2. 대인애연(對人靄然):​

남에게는 온화하게 대하며,

 

3. 무사징연(無事澄然):​

일이 없을 때에는 맑게 지내며,

 

4. 유사감연(有事敢然):​

유사시에는 용감하게 대처하고,

 

5. 득의담연(得意淡然):​

뜻을 얻었을 때에는 담담하게 행동하며,

 

6. 실의태연(失意泰然):​

실의에 빠졌을 때에는 태연하게 행동하라.

 

최 부짓집의 장손인 최염(崔炎, 68) 씨의 술회에 의하면, 어렸을 때부터 매일 아침 조부님 방에 문안을 가면 붓 글씨로 조부님이 보는 데서 이 육연을 써야만 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군자다운 행동을 하도록 철저히 교육받았던 것이다.

연(然)의 사전적 의미가 '그러하다' '그렇다고 여기다'인 만큼 이 글자는 전체적으로 관용, 긍정, 초연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이를 '좋은 일을 많이 한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다'라고 표현했다. 이는 요즘의 민법이나 형법보다도 훨씬 강력한 유리적 기제였으며, 동시에 사회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이끄는 철학이었다.

 

조선의 이 정신은 노블레스 오블리제와 일맥 상통한다. 최부짓집의 원칙들은 한국적 노블레스 오블리제다.

 

육연만 해도 그렇다. 프랑스에서 오래 살다 돌아온 홍세화 씨가 자주 하는 이야기가 '톨레랑스(tolerance)' 이다.

 

'관용' 또는 '용인'으로 번역되는 톨레랑스는 프랑스 정신이라고 할 만큼 프랑스인들에게 체질화되어 있다고 한다.

 

톨레랑스는 남의 생각과 행동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이다. 19세기까지 프랑스 파리가 세계의 수도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온갖 다양성을 넉넉하게 수용할 줄 아는 톨레랑스 정신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회가 언뜻 보기엔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난잡으로 흐르지 않고 세련된 문화를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톨레랑스라는 것이다.

 

나는 홍세화에게 톨레랑스를 배웠는데, 최부잣집의 액자에 걸려 있는 육연을 보면서 조선 선비의 톨레랑스를 느꼈다. 이를 종합하면 최 부잣집의 수신은 톨레랑스 제가는 노블레스 오블리제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둘을 합하여 이름을 붙여본다면 '최부잣집 정신'이 되겠다. 재물과 벼슬에 대한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것이 인간일진대, 보통 인간이 이 욕망을 제어하고 절제하면서 산다는 것은 삶이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통찰력에서 지혜가 나오고 이 지혜를 후손들에게 전승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종교의 계율로 나타나는데, 그 계율 가운데 하나가 바로 최 부잣집 정신인 것이다.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조용헌 지음

 

 

 

 

 

▶한줄 정리

"명가가 된다는건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열린 정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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