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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목민심서[10부]공전(工典)6조- 3. 관아건물 수리[繕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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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목민심서[10부]공전(工典)6조

3. 관아건물 수리[繕廨] 

 


 

관아의 건물이 기울어지고 무너져 위로 비가 새로 옆으로 바람이 들이치는데,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둔다면 이 또한 수령의 큰 허물이다.

 

수령 가운데 어질지 못한 자는 돈을 벌고 벼슬자리를 유지하는 데 그 뜻과 궁리가 있으니, 이는 위로는 임금을 사랑하지 않고 아래로는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가지가 무너지고 헐어도 바로잡을 생각을 않으니, 이것이 관아의 건물이 항상 무너져 있으나 고쳐지지 않는 까닭이다.

한 수령이 어쩌다가 이를 수리하는 경우는 공무(公務)를 빙자하여 사리를 도모한다. 재화와 경비의 항목을 마음대로 정하고 감영에 구걸하여 창곡(倉穀)을 농간질하며,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들이고 아전들과 공모하여 남은 것을 가로채 자기 배를 채운다.

 

그러다 오래지 않아 드러나 법망(法網)에 걸려든다. 이처럼 관아의건물을 수리하는 일은 죄에 빠지는 구덩이 같아 비록 수령이 청렴하고 유능해도 그저 조심하고 두려워하여 조용히 있으려고 한다.

 

기둥을 받치고 지붕을 때워 간신히 몇해를 넘기고 떠나가면 후임 수령 또한 그렇게 한다.

관아의 건물은 바로 우리 임금이 수령을 거쳐학 한 곳이며, 사신을 접대하게 하는 곳임을 모른다.

 

서까래가 하나라도 내려앉으면 그 허물이 수령에게 있는 것인데, 어찌 감히 그렇게 한단 말인가.

옛날에 퇴계 선생이 단양군수로 있다가 떠난 뒤에 아전과 향청의 직원들이 관아를 수리하려고 하니, 발라놓은 백지가 깨끗하여 새것과 같고 한 군데도 얼룩지거나 더럽혀진 흔적이 없어서 그들이 크게 기뻐하였다.

 

도대체 지금 사람들은 어찌하여 본받지 않는단 말인가? 이 일이 비록 사소하지만 그 마음씀의 공변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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