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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4부, 재물이란 허망한 것)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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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4​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윤종심에게 당부한다

爲尹鍾心贈言


 

재물이란 허망한 것

 

지금 내 나이가 적지 않으니 겪어본 일도 많다. 재산이 있어 자손으로 하여금 부를 누리게 한 자는 천이나 백 가운데 한두 사람뿐이다.

형제의 자식을 취하여 그 재산을 불려준 자도 운이 좋은 사람이다. 간신히 소목(昭穆)을 따져 몸을 굽신거리거나 거적자리를 깔고 애걸하여 양자를 맞아 그 재산을 먼 친척에게 주는 자들이 있다.

그런데 평일의 소행은 저녁밥 한끼도 아끼는 자들이 거의 다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못난 아들을 낳아서 애지중지하며 꾸짖지고 않고 매를 때리지도 않는다.

그가 자라서는 마음 속으로 부모가 늙기를 바란다. 3년상이 겨우 끝나면 도박과 노름 등 몸에 삼충(三蟲)*의 기예를 갖춘다.

이로써 부모가 애써 모은 재산이 잘못 나가버리는 경우가 줄줄이 있다. 이것으로 보건대, 이른바 부자라고 어찌 부러워할 것이며, 가난하다고 어찌 슬퍼할 것이랴?

가난한 선비가 정월 초하룻날 앉아서 일년의 양식을 계산해보면, 참으로 아득하여 하루라도 굶주림을 면할 날이 없을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그믐날 저녁에 이르러 보면, 의연히 여덟식구가 모두 살아 한 사람도 줄어든 이가 없다. 고개를 돌려 거슬러 생각해보아도 그러한 까닭을 알 수 없다.

너는 이러한 이치를 잘 깨달았느냐? 누에가 알에서 나올 만하면 뽕나무잎이 나오고,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울음소리를 한번 내면 어머니의 젖이 이미 줄줄 아래로 흘러내리니, 양식 또한 어찌 근심할 것이랴?

너는 비록 가난하다고 하나 그것을 걱정하지는 말라.

 

 

*삼충: 도가(道家)에서 이르는 말로 사람의 뱃속에 있는 세마리의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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