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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부, 호연지기를 갖도록)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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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2부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정신적인 부적을 물려주마

 

​又示二子家誡


 

호연지기를 갖도록

 

육자정(陸子靜)*이 말하길 "우주간(宇宙間)의 일이란 자기 내부의 일과 같고 자기 내부의 일은 바로 우주간의 일이다"라고 하였다. 하루라도 이런 생각이 없을 수 없으니, 우리의 본분이 애초에 가볍지 않다.

 

사대부의 마음가짐이란 마땅히 광풍제월(光風霽月)과 같아 털끝만큼도 가린 곳이 없어야 한다.

 

무릇 하늘이나 사람에게 부끄러운 짓을 아예 저지르지 않는다면 자연히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안정되어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저절로 우러나올 것이다.

 

만약 포목 몇자 동전 몇닢 정도의 사소한 것에 잠깐이라도 양심을 저버린 일이 있다면 이것이 기상을 쭈그러들게 하여 정신적으로 위축을 받게 되니, 너희는 정말로 주의하여라.

 

 

거듭 당부하는 건 말조심하는 일이다. 전체적으로 완전해도 구멍 하나만 새면 깨진 항아리와 같듯이, 모든 말을 미덥게 하다가도 한마디만 거짓말을 하면 도깨비처럼 되는 것이니 너희는 정말로 조심하여라.

 

말을 실속없이 과장되게 하는 사람은 남이 믿어주질 않으며, 더구나 가난하고 천한 사람은 더욱 마땅히 말을 적게 해야 한다.

우리 집안은 선조 때부터 붕당(朋黨)에 관계한 적이 없다. 더구나 곤궁하게 되어 괴로움을 당하는 요즘이야 옛날부터 친하던 친구들조차도 연못으로 밀어넣고 돌을 던지려 하는 판이니, 너희들은 가슴속에 새기고 당파를 짓는 사심(私心)을 일체 씻어버리도록 하여라.

큰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백성들이 많아 혹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보기에 굶어 죽는 사람은 거의가 게으른 사람들이더구나. 하늘은 게으른 사람을 싫어해서 벌을 내려 죽이려는 것이다.

 

*육자정: 중국 송나라 때 학자 육구연(陸九淵)의 자가 자정이다. 호는 상산(象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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