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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부, 아욱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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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2부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아욱에 대하여

 


 

현호(玄扈)*의 [농서(農書)] * 주(註)에 "옛사람이 아욱[葵]을 채취할 때는 반드시 이슬이 마른 때를 기다렸기 때문에 그 이름을 '노규(露葵)'라 한다"라고 하였다.

 

'뜯는다[掐]'를 '채취하다[探]'로 고쳤으니 본래의 뜻과는 어긋난 것 같다.

 

[이아(爾雅)]*에는

"종규(䈺葵)는 번로(繁露)다"

(그 잎이 이슬을 가장 잘 받을 수 있으므로 지어진 이름이다-지은이)라 하였으니, 이른바'노규'란 본래 '종규'를 말하는 것인데 시인들이 혼용하고 있을 뿐이다.

 

-왕유(王維)*의 시에는

"시인이 사물을 읊을 때마다 어떻게 다 물으랴. 노포(老圃)가 조금 꺼리는 것은 바로 노규라네"라고 하였다.

 

이는 아욱의 미칭(美稱)이요 이슬에 젖은 아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꺾는다고 무슨 방해가 되겠는가.

 

-'뜯는다[掐]'는 것은 줄기를 절단함이다. 한낮에 부추(韭)를 자르면 칼날이 닿은 곳이 마르고, 이슬이 있을 때 아욱을 뜯으면 자른 곳에 습기가 배어드니, 모두가 생리(生理)에 해로우므로 포전(圃田)을 가꾸는 사람이 꺼릴 따름이지 먹는 사람에게 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사협(賈思勰)*이 말하기를,

"가을 채소를 뜯을 때는 반드시 대여섯개의 잎을 남겨두어야 한다. 잎을 따지 않으면 줄기가 약해지고 잎을 많이 남겨두면 구멍이 커진다. 무릇 아욱을 뜯을 때는 반드시 이슬이 마른 뒤를 기다려야 한다"라고 하였다.

 

 

*현호: 중국 명나라 때 농학자 서광계(徐光啓)의 호. 서광계는 중국의 농학서를 집대성한 [농정전서(農政全書]를 편찬 저술하였다.

*농서: 중국의 농서로, 서광계가 지은 [농정전서]를 말한다. 서광계가 죽은 후 진자룡(陳子龍)이 1639년에 간행했다.

 

*이아: 작자 미상의 책으로 중국 고대 경전에 나오는 물명(物名)을 주해하였다. 13경(經)의 하나로도 친다.

 

*왕유: 중국 당나라 때의 궁정시인이자 화가. 자는 마힐(摩詰)로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의 시조이며 글씨도 잘 썼다.

 

*가사협: 중국 후위(後魏)때 사람으로 벼슬은 고평태수(高評太守)를 지냈으며[제민요술(齊民要術)]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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