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쾌적한 장소
파우스트, 꽃이 만발한 풀밭에 누워 지치고 불안한 모습으로 잠을 청한다.
해질무렵.
요정의 무리, 귀엽고 작은 모습으로 공중엣 떠돈다.
아리엘
에올스의 하프에 맞추어 노래한다.
꽃잎이 봄비 내리듯
모두의 머리 위에 흩날리 때,
들판의 푸른 축복이
지상의 뭇 생명체에게 빛날 때,
작은 요정들 넓은 마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 찾아간다네
선한 자이든, 악한 자이든,
다른 무리들 주저하며 헤맬지라도
그대는 망설이지 말고 용감히 행동하라.
총명하여 재빨리 실천에 옮기는
그런 고귀한 자, 무엇이든 이룰 수 있나니.
무서운 굉음, 태양이 가까이 옴을 알린다.
아리엘
들어라! 호렌(계절을 관장하는 여신)의 폭풍우 소리를!
요정들의 귀에 쟁쟁하게 울리며
벌써 새날이 밝았다.
암벽의 문들 덜커덩 열리고,
푀부스의 수레바퀴 요란하게 구른다.
오 아침 빛이 가져오는 온갖 음향!
큰나팔, 작은 나팔 우렁찬 가운데
눈은 번쩍, 귀는 깜짝,
벅찬 소리는 들리질 않는구나.
꽃송이 속으로 숨어들어라.
조용히 살려거든 더욱 깊숙이.
바위틈, 잎사귀 아래에도 숨어 있으렴.
그 소리 부딪치면 귀먹게 될라.
파우스트
생명의 맥박 생생히 고동치며
여명의 하늘을 향해 부드러운 인사를 보낸다.
대지여, 그대는 간밤에도 변함없더니,
새로이 기운을 얻어 내 발 밑에서 숨을 쉬면서
어느새 날 기쁨으로 감싸주기 시작하누나.
날 자극하고, 강한 결심을 불러일으켜
줄곧 지고한 존재로 이끌려 하는구나.
여명 속에 벌써 세계는 열려 있다.
숲엔 수많은 생명의 소리 울려퍼지고,
골짜기 안팎으로 길게 뻗은 안개자락.
그러나 하늘의 맑은 빛 깊은 곳까지 스며들고,
큰 가지, 작은 가지 원기도 왕성하게
고이 잠자던 향기로운 심연에서 움터나온다.
꽃과 이파리 진주 같은 이슬 머금고
대지로부터 온갖 영롱한 샐깔을 자랑하니--
내 주위가 온통 낙원이 되는구나.
위를 우러러보라!-- 거인 같은 산봉우리들은
어느새 지극히 장엄한 시간을 알려준다.
숲엔 수많은 생명의 소리 울려퍼지고,
골짜기 안팎으로 길게 뻗은 안개자락.
그러나 하늘의 맑은 빛 깊은 곳까지 스며들고,
큰 가지, 작은 가지 원기도 왕성하게
고이 잠자던 향기로운 심연엣 움터나온다.
꽃과 이파리 진주 같은 이슬 머금고
대지로부터 온갖 영롱한 색깔을 자랑하니--
내 주위가 온통 낙원이 되는구나.
이를 우러러보라!-- 거인 같은 산봉우리들은
어느새 지극히 장엄한 시간을 알려준다.
산들은 영원한 빛을 먼저 즐긴 후
뒤이어 우리에게 비춰준다.
이제 알프스의 프르고 구릉진 초원에 새로운 광휘와 밝음이 보내지고,
그것이 차츰차츰 밑으로 내리뻗다가--
태양이 속는다!-- 하지만 어느새 눈이 부시구나.
눈에 스며드는 아픔 때문에 나는 몸을 돌린다.
동경에 찬 희망이
최상의 소망을 향해 성실히 투쟁하여
성취의 문 활작 열렸음을 발견했을 때가 아마 이러하리라.
그러나 저 영원이 밑바닥에서 거대한 불길 터져나오면,
우리는 당황하여 걸음을 멈춘다.
우리는 생명의 횃불을 붙이려 했는데,
불바다가 우리를 둘러싸니, 이게 어찌 된 불일까?
이글대며 우리를 휘감는 이것이 사랑일까? 미움일까?
고통과 기쁨이 번갈아 엄습하니,
우리는 다시 지상으로 눈을 돌려
젊디젊은 베일 속에 우리 몸을 숨긴다.
그러니 태양이여! 내 등뒤에 머물러다오!
바위틈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를
나는 놀라움에 차서 바라본다.
이제 물줄기는 수천 갈래로 갈라진다.
다시금 수만 갈래로 쏟아져 내리며,
공중 높이 수많은 물거품 되어 튀어오른다.
하지만 얼마나 아름다운가.
물보라에서 생겨난 무지개,
끊임없이 변화무쌍한 오색 다리를 놓으며
때로는 뚜렷한 모습으로, 때로는 허공에 흩날리면서
향기롭고 시원한 소나기를 뿌려준다.
무지개는 인간의 노력을 비춰주는 거울,
그것을 보고 생각하면, 보다 깊은 이해에 도달하라라.
인생이란 채색된 영상 속에서 파악된다는 사실을.
파우스트 2 中 -요한 볼프강 폰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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